대신그룹이 대신밸류리츠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사진은 12일 기업설명회에 나선 박유곤 대신자산신탁 리츠투자부분 부문장./사진=안효건 기자


대신그룹이 대신밸류리츠 최대주주 지위를 한국투자증권에 내주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투자자들 시선이 곱지 않은 상장 리츠 시장에서 시장 친화적 행보를 보이는 동시에 대신증권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을 본격화한 셈이다.


박영곤 대신자산신탁 리츠투자부분 부문장은 1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연 기업설명회에서 "다른 스폰서 리츠는 자금 확보를 위한 유동화를 목적으로 한 데 반해 대신밸류리츠는 금융투자업을 바탕으로 투자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장 예정인 대신밸류리츠는 그룹이 리츠 수익을 지원하는 스폰서 리츠다. 대신증권이 공모 후 54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 18.1%가량을 갖는다. 대신343에 입주한 그룹 계열사들도 최대 10년간 리츠에 임대료를 지불하는 마스터리 계약을 맺었다.


그간 롯데리츠·SK리츠·한화리츠·삼성FN리츠 등이 대신밸류리츠와 같은 스폰서 리츠로 상장했다. 해당 스폰서 리츠들은 전 종목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 배당했거나 실질 수익률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들 리츠와 대신밸류리츠가 다른 점은 최대주주다. 프리 IPO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이 공모 후 20.5%가량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된다. NH투자증권(11.7%)과 농협은행(6.7%) 지분 합산도 18.4%다. KB금융도 KB증권(2.3%)과 KB국민은행(1.7%)을 통해 투자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지분 50%를 갖고 롯제지주가 롯데쇼핑 지분 40%를 보유했다. SK리츠도 최대주주인 SK가 32% 지분을 갖고 상장했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46%)이,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20%)과 삼성화재(19%)가 대주주다.


대신그룹이 투입한 자금이 대신밸류리츠 37%가량을 차지하지만 지분 직접 보유 대신 펀드 등 간접 자본을 활용했다. 박 부문장은 "독단적 운영 대신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리츠를 운영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스폰서 형식 리츠에는 시장 상황이나 투자자 이익보다는 계열사 이익에 맞춰 유상증자와 자산 편입 등을 진행해 주가 하락을 불렀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자기자본이 아닌 펀드 등 투자자 자본을 활용하면 대신증권이 목표로 하는 초대형 IB 진출에도 유리하다. 이에 따라 대신밸류리츠 상장에는 당장 공모금 조달 이익보다는 자기자본 4조원이라는 중장기 목적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신증권 자기자본은 올해 3월 기준 약 3조3205억원이다. 박 이사는 "초대형 IB는 이번 리츠 상장을 비롯해 그룹 전체 사업이 함께 가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신밸류리츠는 프리 IPO로 2024억원 조달했고 IPO로 965억원 확보할 예정이다. IPO로 조달한 금액은 대신증권이 발행한 사모사채 899억원을 상환한다. 대신밸류리츠 상장 뒤에는 대신글로벌리츠를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