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와 2년 최대 36억 원 연장 계약을 맺은 투수 김광현이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시즌 중 SSG 랜더스와 2027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은 김광현(37)이 200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김광현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야구선수로서 두 가지 큰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마흔 살까지 야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송진우 선배만 해낸 200승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몇 년이 더 필요한데, 구단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이번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쉬는 동안)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장 계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렇게 계약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SSG는 이날 오전 김광현과 계약기간 2년, 총액 36억 원(연봉 30억 원, 옵션 6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SG는 "이번 계약은 KBO리그 개인 통산 200승 달성을 바라보는 김광현의 강한 의지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구단의 장기적인 구상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초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하고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 계약을 맺었던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5개월 뒤 다시 한번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는데, 김광현은 일찌감치 SSG 잔류를 택했다.


김광현은 SSG 랜더스와 2027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었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김광현은 13일 현재 400경기에 등판해 174승(104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 중이다. 국내 복귀 당시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 왔던 KBO리그 통산 200승까지 26승을 남겨뒀다.

2년만 계약한 배경에 대해서는 "열심히 한다면 2년 안에 충분히 200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계약기간 안에 200승을 달성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계약기간을 2년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광현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서 평가받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한 팀에서만 줄곧 뛰었는데, 다른 팀으로 가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없었다"고 했다.

사실상 '영원한 SSG맨'으로 남게 되는 김광현은 큰돈을 거머쥐게 됐다. 2016시즌 종료 후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 4년 85억 원 조건으로 계약했고,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 후 4년 151억 원에 사인했다. 이번 2년 36억 원까지 더해 다년 계약 규모만 최대 257억 원이다.

이는 KBO리그를 통틀어 최정(302억 원·SSG), 양의지(277억 원·두산 베어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투수 중에서는 1위다.

김광현은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줬다. 2028년부터 시작할 청라돔 시대에 맞춰 후배들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내가 잘 도우라는 뜻에서 챙겨주신 것 같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후배들이 훗날 팀의 간판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잘 돕겠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와 2년 최대 36억 원 연장 계약을 맺은 투수 김광현이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이번 다년 계약이 끝나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계약 종료 후 은퇴하는 게 아니다. 벌써 지도자 이야기를 하기엔 이르다. 선수로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2027시즌 종료 후 재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나보다 6살 많은 오승환 선배, 4살 많은 노경은 선배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선수 생활을 1년이라도 더 하는 게 목표다. 지금부터 더 몸 관리를 잘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KBO리그 통산 200승에 도전하는 투수는 김광현만 있지 않다. '동갑' 양현종(37·KIA 타이거즈)도 183승으로, 17승을 남겨두고 있다. 함께 도전하는 경쟁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광현은 양현종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고 선 그었다. 그는 "같이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지다. 이제는 라이벌 사이가 아니다. 누가 먼저 200승에 도달하느냐도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송진우 선배가 보유한 210승까지 도달하는 게 최종 목표다.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많이 따라잡았지만, 여전히 송진우의 기록이 멀게 느껴진다고. 김광현은 "(210승까지) 30승 이상 남았다. 아직도 많이 멀었다. 그래도 한 경기, 또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만 보고 끝없이 달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김광현은 "3~4년 전만 해도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하고 교체됐을 때 팀이 역전만 안 당하면 마음이 편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남은 이닝을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욕심이 크다"며 "등판하는 경기마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