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차학연, 이준영/뉴스1 DB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연기돌'의 부상이 눈부시다.

아이돌 활동과 함께 연기에도 꾸준히 매진해 온 '연기돌'들의 진가가 최근 도드라지고 있다. 연기자 데뷔를 한 지도 어느덧 약 1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이 돼 가는 이들은 이름 앞에 한두 개의 대표작을 적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영화 '하이파이브'의 빌런 영춘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보여준 박진영은 보이그룹 갓세븐 출신이다. 갓세븐으로 아이돌 데뷔 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2'(2012)에 정의봉 역을 맡아 배우로 먼저 데뷔한 박진영은 올해로 벌써 경력 13년째를 맞이한 배우다.

'하이파이브' 스틸 컷


박진영은 '하이파이브'에서 대선배 신구와 2인1역을 연기한다.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 영춘은 췌장을 이식받은 후 젊음을 흡수하는 초능력으로 인해 급격하게 회춘하게 된 사이비 교주다. 박진영은 회춘한 뒤의 영춘을 연기했는데, 회춘 전 영춘을 연기한 신구와 싱크로율 높은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박진영에 따르면 그는 이를 위해 따로 대사를 읽는 신구의 목소리를 녹음해 들으며 연구하고 연습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영화 속에서 그는 신구와 위화감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빌런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앞서 박진영은 영화 '야차'(2022) '크리스마스 캐럴'(2022)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는데, '하이파이브'에서는 안재홍, 라미란, 오정세, 김희원, 유아인 등 쟁쟁한 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에는 지난달 처음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이호수 역할로 박보영과 호흡을 맞추며 배우 커리어의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태양의 노래' 스틸 컷


보이그룹 빅스 출신 차학연도 최근 도드라진 활약으로 잘 자란 '연기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빅스로 데뷔한 차학연은 MBC 드라마 '호텔킹'(2014)의 아역으로 배우 데뷔를 치렀다. 이후 그는 OCN '터널' KBS 2TV '완벽한 아내' tvN '아는 와이프'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후 MBC '붉은 달 푸른 해'(2018)부터 본격적으로 주연을 맡기 시작해 tvN'무인도의 디바'(2023)를 거쳐, 최근 MBC '노무사 노무진 출연하며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차학연은 연기 데뷔가 빨랐던 것에 비해 스크린 데뷔는 다소 늦었는데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태양의 노래'가 데뷔작이다. '태양의 노래'는 XP증후군 때문에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과 배우의 꿈을 키우는 민준(차학연)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뮤직 로맨스다. 2007년 나온 일본 영화 '태양의 노래'의 한국 리메이크 작품이며 할리우드에서도 '미드나잇 선'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이 영화에서 차학연은 배우를 꿈꾸는 해바라기형 남자 김민준 역을 맡아, 여주인공 정지소와 호흡을 맞췄다. 두 청춘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그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여자친구를 사랑하며 성장하고 변화하는 순수한 남자주인공을 안정적으로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폭싹 속았수다' 스틸 컷


이준영은 배우 데뷔는 앞선 두 아이돌보다 늦었지만, TV에서도 스크린에서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4년 그룹 유키스로 데뷔한 이준영은 웹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특별식사'(2017)로 배우로 데뷔해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부터 꾸준히 주연으로 활동해왔다. MBC '이별이 떠났다'(2018) SBS '굿캐스팅'(2020) 등에 출연한 그는 넷플릭스 'D.P.'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후 넷플릭스 '모럴센스'(2022) '마스크걸'(2023) '황야'(204) '멜로무비'(2025) '폭싹 속았수다'(2025) '약한영웅 Class 2'(2025) 등 시리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넷플릭스의 아들'로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특히 그는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여주인공 금명이(아이유 분)의 남자친구 영범 역을, '약한영웅 Class2'에서는 빌런이면서도 흥미로운 지점이 있는 금성제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두 역할 모두 작품 전체로 보면 분량이 크다고 할 수 없으나, 그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큰 임팩트를 남겼다는 평이다. 가장 최근작은 같은 '연기돌' 출신 정은지와 함께 한 KBS 2TV 드라마 '24시 헬스클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