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 데이'(No Kings Day) 시위의 일환으로 열린 연극 공연 '세 개의 서커스 링'(Three Ring Circus)에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각) 79번째 생일을 맞은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권위주의 국정 운영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한 군사 퍼레이드를 열며 생일을 자축했지만, 미 전역은 사실상 '반(反) 트럼프' 민심으로 들끓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는 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도심 행진이 이뤄졌다. '노 킹스'(No Kings)로 이름 붙여진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평가된다.

시위는 플로리다주에서 캘리포니아주까지 약 200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집회는 전반적으로 팻말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 연대 분위기도 연출됐다.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에게 꽃을 건네고, 경찰이 넘어진 시위자를 일으켜 세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해 해산시키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어졌다. NYT는 "애틀랜타 시위 참가자들이 '트럼프 테러를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고 전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충돌 우려로 공식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열병식 중 시위 발생 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데 따라 주최 측이 시위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일부 시위대는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는 당장 떠나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이례적으로 대통령 생일에 맞춰 개최된 이번 퍼레이드는 트럼프의 개인적 과시 성격이 짙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BS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군인 6600명, 에이브럼스 탱크 6대, 블랙호크 헬기 16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및 셔먼 탱크까지 동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