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이 마이매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에서 방출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던 고우석(27)이 방출됐다.

새 둥지를 찾아야 하는 고우석은 미국 잔류와 국내 복귀의 갈림길에 섰는데, '친정팀' LG 트윈스는 "연락을 기다리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구단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고우석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잭슨빌은 고우석을 내보내고 더블A 펜서콜라 블루 와후스에서 뛰던 오른손 투수 조시 화이트와 왼손 투수 애덤 라스키를 콜업했다.


2023년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고우석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의사를 피력했다.

LG 구단의 승낙을 받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는 개막 로스터 진입 경쟁에서 밀려났고, 지난해 5월 루이스 아라에스의 트레이드에 묶여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미국 진출 데뷔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44경기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빅리그에 다시 도전했는데, 본격적으로 경쟁을 펼치기도 전에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하차했다.

시즌 출발이 늦었던 고우석은 싱글A 레벨에서 감을 끌어올린 뒤 지난 7일 트리플A로 이동했다. 고우석의 트리플A 성적은 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나쁘지 않았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승격을 꿈꿨지만 구단의 결정은 방출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고우석은 미국에서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미국에 남아 빅리거를 꿈꾸며 도전을 이어갈 수 있지만, 국내 복귀 가능성도 있다.

고우석(오른쪽)과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기 때문에 KBO리그로 돌아올 때 원소속팀 LG와 협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G는 고우석 복귀를 기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차명석 LG 단장은 "선수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 원대한 꿈을 접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LG 소속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로 직행한 것은 고우석이 처음이었다. LG 구단 입장에서도 고우석은 상징성이 큰 선수다.

차 단장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를 바랐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든, 한국으로 돌아오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움직이기 어려운) 우리로선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2017년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2023년까지 7시즌 동안 KBO리그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겼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차 단장은 "고우석이 국내 복귀를 결정해 돌아온다면 당연히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도 크게 문제 될 것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