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우 All kinds of things025-1 2025 140x180cm Incense, Mixed media on hanji paper (선화랑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선화랑이 이길우 작가의 개인전 '올 카인즈 오브 씽스'(All kinds of things)를 개최한다. 2021년 '108 & 스톤(Stone)'전 이후 4년 만의 전시다.


이번 전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쟁으로 인해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작가는 인간의 욕심과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작가는 이러한 고민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치열한 모습과 연결 짓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작품에 담아냈다. 학생, 길을 걷는 사람, 가족, 이웃 등 우리 주변의 흔한 모습들이 작가만의 특별한 시선으로 그림 속에 살아 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올 카인즈 오브 씽스' 연작은 다양한 자세를 취한 사람들, 국적이나 나이를 알 수 없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은 오방색(빨강, 노랑, 파랑, 하양, 검정)으로 나타냈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조각보 패치워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표현했다.

이길우 All kinds of things025-8 2025 80x110 cm Incense, Mixed media on hanji paper (선화랑 제공)


그는 한국적인 소재로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관계를 한 화면에 담아냈다. 향을 피워 만든 종이 그림과 색을 칠한 종이 그림을 겹쳐 붙이는 복잡한 방식은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여러 사건들이 얽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행자' 연작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삶의 목표를 잃고 무표정해져 가는 현대인의 모습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정해진 틀에 갇힌 삶보다는 각자 본래의 모습을 찾아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이러한 희망은 '다른 시선의 관객', '행인', '이웃사람' 등의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향을 이용한 작업과 여러 색종이를 겹쳐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길우 다른 시선의 관객1 2025 92x130 cm Incense, Mixed media on hanji paper (선화랑 제공)


이는 인간의 두 가지 면모와 서로 공존하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하나의 밑그림을 향으로 태워 없애고, 그 사라진 흔적을 다른 그림과 겹쳐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작품에 여러 이야기를 더하고 철학적인 깊이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빠르게 연결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돌아보고, 어떻게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 사람의 모습 안에 삶과 사회의 여러 면을 담아내며, 예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시한다.

이길우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와 일반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통 회화의 재료와 정신을 현대적 문맥 속에서 재해석하는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구축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에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