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신한카드와 함께 첫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상품 '줍줍카드'를 선보인다./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와 신한카드가 손잡고 첫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상품을 선보인다. 최근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으로 해외 진출 성과를 낸 데 이어 국내 플랫폼 금융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두 금융사는 내달 중 첫 PLCC인 '줍줍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PLCC 상품 개발 및 공동 마케팅 MOU(업무협약)에 따른 것으로 카카오뱅크가 PLCC를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뱅크의 장점인 디지털 기반 서비스 연결성을 강화해 고객이 앱 내에서 카드 신청부터 혜택 조회, 이용 관리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개인 고객에 특화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매력적인 카드 디자인이 적용됐다"며 "UX/UI(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면에서도 재미난 요소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PLCC는 특정사와 독점 제휴를 맺고 해당 업체 이용 시 혜택을 주는 카드다. 그동안 PLCC 시장은 카드사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PLCC 시장에 뛰어드는 건 이례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신한카드의 손을 잡은 건 압도적인 데이터 인프라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해 20·30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 생활패턴을 분석해 반영하고 카카오뱅크는 이를 상품과 결합해 이전과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역시 카카오뱅크를 파트너로 맞이한 건 긍정적이다. 그동안 신한카드는 편의점, 백화점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유통, 리테일 기업들과 PLCC를 출시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PLCC를 추진하는 건 처음이다.


이번 맞손으로 신한카드는 MZ세대 비중이 높은 카카오뱅크 고객층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 현대카드 등과 시장점유율 1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이번 제휴상품 성과가 관심을 모은다. 실제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545만명으로 20, 30대 인구의 80% 이상이 카카오뱅크 고객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최근 카드업계 전반의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신한카드 입장에선 젊은층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도 최근 태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는 등 국내외 사업 외연을 넓히는 가운데 이번 PLCC 출시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19일 태국 재무부는 카카오뱅크와 태국 금융지주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뱅의 이번 태국 진출은 한국계 은행으로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어서 국내 금융권에서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자,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