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기술 발달로 인한 혼란의 디스토피아"…권아람 '피버 아이'展
갤러리 송은 24일 ~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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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갤러리 송은은 24일부터 8월 9일까지 권아람의 개인전 '피버 아이'(Fever Eye)를 개최한다. 권아람 작가는 2001년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제정해 운영 중인 '송은미술대상'의 제21회(2021-2022) 대상 수상자다.
권아람은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세상에서 스크린 자체를 탐구하는 작업을 해 왔다. LED, 스크린, 영상, 사운드를 활용한 미디어 설치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방식에 혼란을 주고, 생각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오히려 문제가 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마치 기계의 눈은 밝아지고 인간의 눈은 어두워진 것처럼, 기술에 이끌린 미래가 지금의 시스템을 너무 뜨겁게 만들고, 이로 인해 생기는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도시 곳곳의 CCTV,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배우는 데 쓰이는 데이터셋 훈련 등 실제 현실을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과도한 시각 정보가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전시 제목과 같은 이름의 신작 '피버 아이(Fever Eye)'(2025)는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정보와 상품, 기술과 돈이 뒤섞여 경계가 모호해진 세상에서, 출구 없는 플랫폼과 채널 안을 헤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전시장 3층을 둘러싼 LED 패널은 스크린의 오류를 보여주는 동시에, 전시 전체를 아우르는 강렬한 붉은색으로 현재의 과열된 상태를 나타낸다. 이 패널은 계속 깜빡이고 소리를 없애 관람객이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작품을 적당한 거리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다.
2021년 작품인 '월스(Walls)'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처음으로 LED 패널을 사용한 작업이다. 부서진 스크린에 거울을 붙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망의 대상이 된 스크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받을 때 선보였다. 이후 권아람 작가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지하 2층에서 볼 수 있는 '백룸스'(Backrooms)(2025)는 '월스'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인터넷에서 퍼진 도시 괴담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불안감과 감각의 혼란을 표현한다.

권아람은 "모든 것이 디지털로 바뀌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사람의 감각과 판단을 대신하는 시대를 그려냈다"며 "영혼 없는 미디어가 우리의 감각, 생각, 이성, 감정을 조종하는 세상의 구조를 시각화하고, 언제든 오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심리적 의심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사전 신청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투어가 제공된다. 19일에는 작가가 직접 참여해 보다 내밀한 작품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송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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