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심 수급 문제로 중단됐던 신규 가입자 영업을 24일 재개했다. 사진은 SK텔레콤 신규영업 재개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SK텔레콤 직영점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유심 수급 문제로 중단됐던 신규 가입자 영업을 24일 재개했다. 이로써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졌던 '가입 정지' 상태에 사실상 마침표가 찍혔다. 영업 정상화에 따라 SK텔레콤은 이탈한 가입자 회복을 위한 마케팅 전략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에 부과했던 행정지도를 24일부로 해제했다. 유심 물량 수급이 안정화돼 신규 영업을 중단시킨 행정지도 목적이 달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달 1일 해킹 사고 이후 유심 수급이 마비되자 SK텔레콤에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과기부는 "신규 가입 재개 이후에도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 수요를 최우선으로 대응하라"는 방침을 함께 전달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유심을 활용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재개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과기정통부 조치로 그동안 유심 교체에 집중하던 전국 T월드 매장에서 24일부터 신규 영업이 가능해졌다"면서 "전국 유통망과 협업해 신규 가입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SK텔레콤은 지난 4월18일 발생한 해킹 사고 이후 약 두 달간 이어졌던 '가입 정지' 상태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SK텔레콤은 이번 신규 영업 재개를 계기로 사고 이후 급격히 빠져나간 고객들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시 SK텔레콤은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되는 사이버 침해 사고를 겪었고 이에 따른 보안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규모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후 약 60만명이 SK텔레콤을 떠나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SK텔레콤은 지난 4월까지 유지해온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40%를 지난 5월 들어 사실상 내줬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 4월 말부터 SK텔레콤의 가입자 순감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점유율 40%선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신규 영업이 재개된 만큼 SK텔레콤은 그동안 이탈한 고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22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있어 보조금 지급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현재 존재하는 공시지원금, 추가지원금 상한 제한이 풀린다.


다만 유심 무상 교체와 전국 대리점 손실 보전 등 해킹 사고 수습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 SK텔레콤이 시장 기대만큼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방어보다는 회복 중심 전략에 나설 것"이라며 "과도한 보조금 경쟁보다는 서비스 안정성과 고객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무상 지원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누적 931만명이 유심을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