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성매매 논란 배우를 꼭 봐야할까
엄태웅, 유하 감독 신작 '아이 킬 유'로 9년만에 복귀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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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엄태웅이 올 하반기 공개될 유하 감독의 시리즈물 '아이 킬 유'로 복귀한다. 성매매 논란으로 자숙한 지 9년 만이다.
엄태웅은 지난 2016년 한 마사지 업소에서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가 무고로 밝혀졌으나, 성매매 혐의로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돼 파장을 불러왔다.
엄태웅의 복귀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매매 논란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영화 '포크레인'으로 복귀를 타진했다. 당시 홍보에서는 배제됐으나 이후 아내 윤혜진의 SNS 등을 통해 모습을 비쳤고, 사진작가로서 사진전도 개최했다. 또한 지난 4월 영화 '야당' VIP 시사회에도 참석했다.
대중의 반감은 여전하다. 연예인의 성범죄는 법적 처벌을 받고 오랜 자숙 기간을 거쳤더라도 이미지 회복이 어려운 영역이다. 자숙 후 복귀라는 기존의 업계 관행이 적용되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대중에게 콘텐츠는 단순 소비 대상 그 이상의 의미이자 가치 동의의 행위로도 귀결되기에, 논란이 있는 배우의 재기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일조하게 하는 소비 자체가 반감을 갖게 한다.
엄태웅의 이번 복귀는 대중의 감정과 업계 생태계, 콘텐츠 시장의 신뢰까지 건드리는 선택이었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드라마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며 배우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만큼, 엄태웅의 캐스팅은 업계 안팎에서도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리스크가 있는 배우를 선택한 드라마와 해당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까지, 시청자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신뢰도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성매매 논란이 있던 배우를 꼭 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아이 킬 유'를 계속 따라다닐 전망이다. 연예인은 궁극적으로 대중의 지지와 관심, 사랑을 전제로 삼는 존재다. 대중의 관심을 기반으로 연예인은 자신을 자본화하고 수익화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인기와 지위, 경제적 보상을 누리게 된다. 사회가 연예인에게 높은 책임을 요구하는 까닭은 이들이 얻는 대부분의 실익이 대중에게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에 예민해지고, 도덕적 잣대와 기대치가 더욱 엄격해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아이 킬 유' 제작진과 플랫폼은 비판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 대중에게 엄태웅을 다시 공적 존재로 불러들인 이유를 꼭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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