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지난 19일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의 중재로 진행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 업주 단체와의 사회적 대화에서 추가 상생안에 합의했다. 1만원 이하 소액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와 배달비 차등 지원을 합의함에 따라 국내 배달시장에서 소액 주문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 배민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1만원 이하 소액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와 배달비 차등 지원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배달시장에서 소액 주문 활성화 및 입점 업주들의 매출 신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이번 합의가 최근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수요와 맞물려 배달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9일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의 중재로 진행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 업주 단체와의 사회적 대화에서 추가 상생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주문금액 기준 1만원 이하의 모든 주문에 대한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소액주문 배달비 차등 지원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한 중개이용료 등 차등 지원 ▲우아한형제들이 업주에게 3년간 최대 3000억원 지원 등이다.


이번 합의는 소액 주문에 대한 입점 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더불어 배민 입장에서는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1인분 배달 서비스 '한그릇' 주문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업주들은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을 토로해왔다. 특히 배달비가 고정된 탓에 저단가 메뉴일수록 마진율이 낮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로 인해 업주들은 1인분 등 소액 주문 건에 대해 최소주문금액을 다소 높게 설정했다. 현재 국내 배달 플랫폼의 평균 최소주문금액은 1만2000원에서 1만8000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소비자들은 단일 메뉴 외에 사이드 메뉴나 음료 등을 추가로 주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1인분 메뉴(소액 주문 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마진을 남길 수 없어 최소주문금액을 높이는 '악수'를 두게 되고, 고객은 최소주문금액 부담으로 주문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해외 성공 사례 벤치마킹… '한그릇' 서비스 10배 성장

배달의민족 새 상생안에 따른 1만원 이하 주문 정산액 비교. /그래픽=김은옥 기자


해외 배달시장은 최소주문금액이 없거나 1인분 메뉴 가격에 맞춰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최소주문금액을 앱 화면에 명시하거나 노출하지 않고, 소비자 대상 소액주문 수수료를 소액으로 부과해 주문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소액주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 우버이츠는 소액주문 건에 대해 추천 메뉴를 자동으로 노출하고 있으며, 도어대시나 우버이츠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소액주문에 대한 주문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해외 배달 플랫폼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소액주문이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액결제로 주문 허들 낮춰 신규 고객 유치 ▲단골 고객으로 전환 ▲업장 수익 구조 다변화 등을 통해 매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배민의 상생안 합의로 국내 배달시장에서도 소액주문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배민이 최근 최소주문금액이 없는 소액주문 전용 '한그릇' 카테고리를 오픈한 결과, 5월 첫주 대비 6월 셋째주 주문 수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 주문 건에도 배달 처리에 드는 비용은 동일해 업주들에게 부담이 컸다"며 "플랫폼의 소액 주문에 대한 업주 지원이 국내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려 소액 주문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