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원조 할리우드 진출 K배우 이병헌의 활약이 도드라지는 여름이다.

이병헌은 6, 7월 무려 세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난 작품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데몬 헌터스로 활약 중인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 혜성처럼 데뷔한 신예 보이그룹이 악마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더빙에 도전했다. 한국 배우들이 국내에서 개봉하는 해외 애니메이션의 더빙을 맡는 일은 흔하지만, 이병헌의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고대의 악마 왕 귀마 역을 맡았는데, 영어판과 한국어판의 더빙을 모두 담당한다. 일찍이 할리우드에 진출해 익힌 유창한 영어 실력이 빛을 발했다.

앞서 이병헌은 2009년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2009)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후 그는 '지.아이.조2'(2013) '레드: 더 레전드'(2013)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 '미스컨덕트'(2016) '매그니피센트7'(2016)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상자로 선정돼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매그니피센트7'의 개봉 이후 이병헌은 한동안 한국 작품에 집중했다. 영화 '남한산성'(2017) '백두산'(2019) '남산의 부장들'(2020) '비상선언'(2022)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 '우리들의 블루스'(2022) 등이 해당 작품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조명 아래 세운 작품이 있다. '오징어 게임'(2021)이다. '남한산성'을 함께 한 황동혁 감독과 재회한 '오징어 게임'에서 그는 가면을 쓰고 있는 프론트맨을 연기했고, 지난해 공개된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어가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그로 인해 시즌2가 공개된 이후, 그리고 시즌3의 공개를 앞둔 현재 주인공 이정재 못지않은 분량의 이병헌에게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7일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시즌3은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렸다. 시즌3의 공개를 앞두고 이병헌은 황동혁 감독, 이정재 등과 함께 미국에서 작품을 홍보하기 위한 활동에 매진 중이다. 특히 최근 그는 NBC 유명 심야 토크쇼인 '투나잇 쇼'에 출연해 통역 없이 유창한 영어로 진행자 지미 팰런과 대화를 나누며 원조 '할리우드 진출'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런 이병헌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어서 또 한 번 목소리 연기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는 7월 16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다.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뛰어난 작가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와 함께 2000년 전 가장 위대한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나라 VFX 1세대인 장성호 감독의 제작사 모팩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이 애니메이션은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먼저 개봉,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수익 6000만 달러(약 815억 8200만 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흥행 성적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목소리를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