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식회사' 전환…피하기 힘든 사유화 논란
특정 개인 영향력 70% 달하는 지분 구조 '문제'
공공성 유지 위해 출판계 곳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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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전환한 것을 두고, 출판계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다. 1995년 '국제도서전'으로 격상되며 국내 출판 산업의 성장과 독서 문화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 출판 문화의 상징이자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은 그간 출협이 주최하고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공 행사' 성격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지원 중단되자 출협은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을 설립했다. 출협은 도서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자구책이라며 '효율과 수익 극대화'를 기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출협의 행동에 대해 출판계 곳곳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분 구조다. 출협이 30%, 윤철호 현 출협 회장이 대표로 있는 사회평론 30%, 노원문고 30%, 그리고 출협 임원 개인들 10%로 구성돼 있다. 출판계 일각에서는 노원문고를 제외하면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70%에 달할 수 있다며, 공공 문화 자산의 '사유화'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여러 출판인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식회사 전환은 합법적으로 진행됐고, 공익법인인 출협의 정관상 출협의 지분이 30%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공적 운영 원칙은 유지되며, 향후 주식 증자를 통해 국민과 출판인의 참여를 확대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처럼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지분 구조라면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어렵다.
세계 최대의 책 축제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을 참고할 만하다. 이 도서전은 독일출판협회가 지분을 100% 보유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함으로써, 사유화 여지를 원천 봉쇄하며 공공성을 지키고 있다.
출협은 출판계 곳곳의 우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공공성 유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보다 건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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