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품은 박태하 포항 감독 "필요했던 선수…와줘서 내가 고마워"
서울 간판 스타 기성용, 포항 이적 임박
팀 분위기·선수단 반응 살피고 이적 추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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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를 이끄는 박태하(57) 감독이 기성용(36)에게 손을 내민 이유에 대해 "우리에게 필요했던 선수다.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기성용이 전날 SNS로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품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한 것에 관해선 "오히려 내가 고맙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은 FC서울의 상징적 선수지만, 커리어 막바지인 이번 시즌 소속팀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서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후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에게 연락, 이적은 급물살을 탄 뒤 포항 이적이 확정됐다.
박태하 감독은 26일 '뉴스1'과 전화에서 "우연히 (기성용이 서울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통화를 통해 우리가 품게 됐다"며 기성용의 포항 입단을 공식 확인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2선에 이탈자가 많아 고민이 크다. (기)성용이 정도의 선수라면 다른 말이 필요 없이 좋은 영입인 상황이다. 성용이와 함께한다면 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 그리고 유럽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20년부터 현재까지 K리그 서울에서만 뛰었던 스타이자 레전드다. 서울과 기성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이었고, 많은 팬들은 그가 서울에서 마무리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포항이 영입하기엔 이래저래 부담도 적지 않았다. 서울과 기성용 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은 게 발단이었지만 괜히 포항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이번 이적은 이번 여름 K리그 전체를 뒤흔들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일부 서울 팬들은 FC서울 훈련장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모기업인 GS그룹 건물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는 등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기성용이 "선뜻 내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박태하 감독은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 성용이가 오는 것만으로도 감독으로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말로 기성용이 느낄 부담을 줄였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항상 준비돼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전술적 변화 등으로 커버하면 된다. 경기에 뛸 수 있는 컨디션이라면 언제든 성용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재차 힘을 실었다.
다만 기성용은 포항 이적이 마무리되더라도 29일 열릴 서울과의 맞대결에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의 이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그 경기에 투입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을 영입하면서 팀 전체에 미칠 분위기와 선수단의 반응도 살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던 것으로 파악됐다.
많은 경험과 리딩 능력을 갖춘 기성용의 영입이 전술판 안에서 득일 수 있으나, 경기장 안팎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큰 선수이기에 자칫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박태하 감독은 기존 베테랑이자 기성용보다도 선배인 신광훈(38)을 포함, 포항 내 고참 선수들을 미리 불러 기성용 영입과 관련한 의견을 물었다. 선수들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했고, 그 답을 들은 뒤에야 박태하 감독은 이적을 추진했다.
박태하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의중이 있고, 선수들 입장에서의 생각은 또 다를 수도 있다. 또한 성용이가 워낙 '큰 선수'기에 선수단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미리 소통하면서 결정한 것이다. 그래야 영입의 효과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기준 포항은 9승5무6패(승점 32)로 4위에 자리,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치르고 있다.
박태하 감독은 "팀에 도움이 되는 좋은 선수가 함께하는 만큼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전하며, "성용이가 좋은 경기력으로 더 오랫동안 그라운드에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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