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사건 수사팀의 첫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밖으로 29일 나왔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전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죄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28일 오전 10시14분께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시작해 다음날인 29일 오전 12시59분께 조서 열람 절차를 포함한 대면조사를 마쳤다.


이날 조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체포 저지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면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실제 조사는 5시간가량 이뤄졌다.

출석한 지 약 15시간 만에 변호인단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윤 전 대통령은 "오후 조사 돌연 거부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검사 시절에 피의자가 조사자를 선택할 수 있게 했나" "김건희 여사도 곧 소환조사 수순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유지한 채 차량에 탑승해 귀가했다.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인 송진호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아는 바대로 성심성의껏 답변했고 나름대로 충실하게 조사를 받았다"며 "더욱이 국무회의 관련 내용은 재판받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밝혔다.

오후 조사를 돌연 거부한 이유에 대해 송 변호사는 "저희가 생각하기에 위법한 분이 조사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요청했다고 의견을 표명했고 이를 조율하느라 조사가 한동안 중지됐고, 최종적으로 검사의 조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조사에 대해 "특검은 박 총경이 영장 집행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지난 1월 15일에 참여한 것이 맞고 특검은 이와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배제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출석할 당시에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조은석 특검을 8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만났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할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모두 답을 하지 않고 들어갔다.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지만 특검은 추가 차단막까지 설치하는 등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지상으로 출입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전 조사를 마치고 조사자인 박 총경의 교체를 요구하며 오후 대면조사를 거부했으나,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과의 의견 조율 후 오후 4시50분께 조사를 재개했다. 재개된 조사에서는 외환 등에 신문이 진행됐다.

이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저녁 식사 후 전날 오후 8시25분께 조사를 재개했고, 오후 9시50분에 조사를 마무리한 후 조서 열람 절차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오는 30일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소환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내란특검 특검보는 29일 오전 1시13분께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측의 조사자 교체 등 요구로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을 통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