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고 있는 FC서울과 전북현대가 코리아컵 8강에서 만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는 팀을 꼽으라면 전북현대와 FC서울이다.

전북은 K리그 17경기 무패(12승5무) 행진 속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으나 2021년 이후 울산HD에게 내준 정상의 탈환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들릴 정도다. FC서울은 예상치 못한 홍역을 앓고 있다. '레전드' 기성용이 포항스틸러스로 전격 이적했고 그런 결정에 분노한 팬들은 '김기동 나가'를 외치고 있다.


승승장구 전북과 뒤숭숭한 서울이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코리아컵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전북은 좋은 분위기를 잇기 위해, 서울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전설 매치'의 승리가 필요하다.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4경기가 2일 오후 일제히 펼쳐진다. 지난해 준결승전에서 격돌했던 광주와 울산, K리그2 클럽들끼리 만난 김포-부천, 리그 부진으로 반등이 필요한 대구와 강원 등 모두 사연 있는 만남인데, 그중에서도 7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 가장 많은 시선이 향한다.



K리그 17경기 무패. 지는 법을 잊은 전북현대는 흐름을 이어야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전북은 '지는 법을 잊은' 팀이다. 지난해 강등 직전까지 갔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확 달라졌다. EPL 출신 거스 포옛 감독의 색깔이 확실하게 입혀진 전북은 최근 K리그1 17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면서 순위표 꼭대기를 지키고 있다. 13승6무2패 승점 45점으로 2위 대전(9승8무4패 승점 35)과의 격차를 10점으로 벌렸다.

리그 최다득점(36골)과 최소실점(16실점)을 동시에 기록할 정도로 이상적인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올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 전진우를 비롯해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 등 대표팀에 승선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전북이다.


FC서울은 7승9무5패 승점 30점으로 6위다. 우승후보로 꼽힌 개막 전 평가에 비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나쁘지 않지만 지독한 골 결정력 부족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12개 클럽 중 가장 많은 9번의 무승부에서 2~3경기만 승리로 결과가 바뀌었다면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간다.

외국인 선수들이 점차 몫을 해내며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리는 듯 싶던 서울은 최근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베테랑 기성용이 김기동 감독의 계획에서 배제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포항으로 떠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필 6월29일 포항과의 대결이 이슈를 더 키웠고 4-1 대승을 거뒀음에도 웃지 못했다.



기성용 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은 전북을 잡고 분위기를 바꿔야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징검돌로 삼아야하고 서울은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대어 사냥에 성공해야한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어쨌든 무패 행진이 끝나면 순풍에 돛 달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도 맥이 빠진다. 지난 두 시즌 부진을 확실하게 만회하기 위해 K리그와 코리아컵 동시 우승도 노리고 있는 입장이라 놓칠 수 없다.

노장 기성용을 방출한 것이 '팀을 위한 결정'이라는 명분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하는 서울 입장에서는 더 간절하다. 현재 리그 최강 전북을 꺾는다면, 김기동 감독의 결정에 어느 정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코리아컵에서 '전설매치'가 열리는 것은 2022년 결승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전북이 1,2차전 합계 5-3 승리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K리그에서는 2번 만났는데 전북이 1승1무로 앞서 있다. FC서울에 김진수, 문선민, 류재문 등 전북 출신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