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11세 때 비발디에 전율…클래식, 글쓰기에 가장 좋은 음악"(종합)
1일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온라인 기자간담회
佛작가 베르베르, 8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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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음악과 처음 접촉했을 때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순간은 11살 때였습니다. 비발디의 피콜로 협주곡을 처음 들었을 때였죠. 마치 '스탕달 신드롬'을 겪는 듯,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4)가 클래식 음악과의 강렬한 첫 만남에 대해 언급했다.
1일 오후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가 참석했다.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클래식 음악의 동시대성을 탐구하고 현대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축제다. 라틴어인 '힉 엣 눙크'(Hic et Nunc)는 영어로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 여기 그리고 지금)라는 뜻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과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님이셔서, 어릴 때부터 늘 음악 속에 살았다"며 "소설을 쓸 때는 바흐의 작품과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등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이어 "록이나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글쓰기에 가장 좋은 음악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사가 없고, 폭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르베르의 첫 韓 클래식 음악 무대
신작 출간 기념으로 여러 차례 방한해 독자들과 만나온 베르베르는 이번엔 공연장에서 관객과 호흡한다. 오는 8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것. 공연 제목은 '키메라의 시대'로, 그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에서 따왔다. 베르베르는 이번 무대를 위해 직접 대본을 쓰고 낭독자로도 출연한다.
소설 '키메라의 땅'은 가까운 미래, 제3차 세계대전 이후의 폐허 속에서 새로운 지배 종족 '키메라'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간과 동물의 특성이 결합한 하이브리드(혼종) 생명체들이 인류의 과거를 반복해 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베르베르는 한국 클래식 음악 무대에 처음 오르게 된 소감에 대해 "저는 늘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글을 쓰기 때문에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교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그 점이 늘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관객들이 제 텍스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무대에서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기대된다"며 "클래식 음악과 문학을 접목한 이 프로젝트가 매우 독창적이어서 흔쾌히 수락했고 모든 과정에 즐겁게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성사된 걸까. 베르베르의 십년지기이자 이번 공연에 함께하는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50)는 "예전부터 주변에서 '베르나르와 함께 뭔가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하면 가능할 것 같아 강경원 총감독과 상의했고, 그렇게 프로젝트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김택수 작품, 스토리 있는 영화음악 같아"
이번 '키메라의 시대' 공연의 음악은 작곡가 김택수가 맡았다. 그는 베르베르가 쓴 대본을 바탕으로 총 8악장, 약 40분 분량의 곡을 완성했다.
베르베르는 김택수의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 잘 알려진 클래식 곡이 아니라 세계 초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음악 같다는 인상도 받았다, 음악이 마치 하나의 문장이 되어, 문장과 문장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제가 음악을 듣든 책을 읽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 안에 담긴 '이야기'예요. 김택수 작곡가의 음악에는 기승전결의 서사가 있죠. 저는 그런 식으로 스토리를 들려주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관객들도 김택수 작곡가의 음악을 들으며 '스탕달 신드롬'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올해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이화여대, 광진어린이공연장 등에서 펼쳐진다.
한편 세종솔로이스츠는 1994년 창단 이래 30년간 전 세계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700회 이상의 연주회를 가진 글로벌 앙상블이다. 강효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11명의 제자와 함께 창설했다. 한국 클래식 음악 앙상블의 시초가 된 단체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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