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안현민. /뉴스1 DB ⓒ News1 김기남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홈런 치는 요령은 박병호가 낫지만, 투수로선 안현민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롭다."

현역 시절 리그를 풍미했던 '잠수함 전설' 이강철 KT 감독이 이렇게 평가했다. 감독으로 둘 다 함께 해봤던 이 감독은 "안현민은 통상적인 홈런타자와 다르게 콘택트도 된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2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안현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KT는 전날(1일) 키움에 3-7로 패했는데, 안현민의 홈런포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안현민은 4회와 6회 연타석 솔로홈런을 때렸고, 특히 두 번째 홈런은 장외로 넘어간 비거리 140m의 대형 아치였다.


지난 4월 말 콜업된 안현민은 현재까지 52경기에서 15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3위에 올라있다. 다른 이들보다 한 달가량 덜 뛰고도 기록한 대단한 성적이다.

특히 홈런 평균 비거리가 130.7m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안현민. /뉴스1 DB ⓒ News1 김기남 기자


이 감독은 "이제는 홈런 멀리 치는 게 크게 표시도 안 난다. 그냥 넘어가나보다 한다"며 웃은 뒤 "치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겠더라. 공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서, 몸에 힘이 들어갔나 싶었는데 그래도 어제 잘 해줬다. 다시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현민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홈런타자이면서도 콘택트가 된다는 것이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현재까지 타율이 0.337다.

KT 시절 '홈런왕' 박병호를 4번 타자로 기용했던 이 감독은 둘의 비교에 대해 "홈런 치는 요령은 확실히 박병호가 낫다"면서 "꼭 멀리 쳐야 홈런은 아니고, 담장만 넘겨도 되는데 박병호가 그런 면에서 좋은 타자"라고 했다.

다만 투수로서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는 안현민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둘 다 힘들지만, 콘택트가 되는 타자가 아무래도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박병호나 노시환 등 홈런타자는 보통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는데, 안현민은 변화구에도 헛스윙이 많지 않다"고 칭찬했다.

만약 현역 시절로 돌아간다면 둘 중 누구를 상대하겠느냐는 질문엔 "그냥 한가운데 던지겠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이 감독은 "아직 약점 분석이 덜 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안현민이 현재까지 잘해주고 있다"면서 "홈런을 치면서도 정교한 타격을 해줄 수 있는 타자로 기대한다"고 했다.

안현민은 이날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