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요넥스와 개인 후원 계약을 맺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이자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이 요넥스와 개인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요넥스는 대한배드민턴협회 공식 스폰서인데, 별도의 개인 계약도 맺었다.


안세영은 자신의 SNS에 "2025년 7월1일자로 YONEX와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면서 "항상 따뜻하고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은 대회 후 배드민턴협회 공식 후원사가 제공하는 신발이 자신과 맞지 않았으나 규정상 개별 용품을 착용할 수 없기에 불편을 감수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고통을 참고 뛴 탓에 발이 퉁퉁 부은 사진은 큰 이슈가 됐다.


선수들의 개인 용품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정부 차원의 조사가 실시됐고, 문체부는 "해외에서도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은 선수들에게 강제하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라켓과 신발은 각자 원하는 용품을 사용하길 희망한다"며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1월부터 배드민턴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동문 회장도 빠르게 변화를 수용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선수들의 개인 후원 계약을 허용한다. 경기력이나 부상 관리 등과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신발과 라켓, 보호대 등이 후원 대상"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서서히 변화가 생기고 있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리턴하고 있다. 2025.3.17 ⓒ AFP=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안세영과 요넥스 측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4년 총액 1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 체결됐다. 애초 배드민턴계 내부에서는, 요넥스 신발의 불편을 호소했던 안세영이기에 요넥스와 손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지만 선택은 다시 요넥스였다.

배드민턴 관계자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요넥스 측이 안세영을 위한 신발을 제작하려 했다. 그때는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는데, 이번 개인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맞춤 신발'을 제공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안세영을 비롯해 선수들의 편의는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배드민턴협회는 타격이 있다. 개인후원 계약이 허용되면서 협회와 요넥스의 기존 계약 내용은 달라져야했다.

배드민턴 협회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요넥스와의 후원금은, 환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략 40억원 선이었다. 그 액수에서 절반이 삭감됐다"고 말했다. 그나마 '반 토막'이라도 지켜낸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요넥스는 80% 삭감을 우리 측에 전달했으나 요넥스 코리아의 도움과 김동문 회장의 협상으로 다시 50%로 조절됐다. 물품 후원도 최대한 손실을 막았다. 라켓과 경기화는 50%로 줄어들지만 다른 용품들은 전과 동일하게 제공된다"고 전했다. 특히 '미래 자원'들의 후원을 유지한 것은 고무적이다.

관계자는 "애초 요넥스는 꿈나무들과 청소년 대표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도 절반으로 줄이려 했다. 하지만 김동문 회장이 '(개인후원은)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니, 유망주들에 대한 지원은 유지해달라'고 이야기해 상비군과 미래 국가대표에 대한 지원은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 ⓒ News1 황기선 기자


최소화했으나 어쨌든 큰 타격을 입었다. 배드민턴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줄어든 후원금을 채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성사된 것도 있다.

문체부는 지난 3월 "2025~2026년 전략종목 육성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5개 종목단체를 보조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많은 단체가 지원했는데 사격, 수영, 양궁, 펜싱 그리고 배드민턴이 전략종목으로 선정됐다.

당시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한사격연맹, 대한수영연맹, 대한양궁협회, 대한펜싱협회에 단체 당 매년 최대 10억원씩 지원한다. 각 종목단체가 자율적으로 수립한 사업계획을 기반으로 중간 성과평가를 진행한 뒤 LA올림픽이 예정된 2028년까지 최대 4년간 '2+2' 사업을 추진토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평가에 통과하면 최대 총 40억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배드민턴 협회 고위 관계자는 "당시 김동문 회장이 직접 PT를 진행했다. 협회장이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문체부 입장에서도 좋게 봤던 것 같다"면서 "달라진 협회가 되기 위해, 선수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배드민턴협회는 새로운 메인 스폰서와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KB 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았는데 조만간 새로운 파트너가 공개될 예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보다 후원 규모가 커진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