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1차전서 승리한 축구대표팀.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약 1년 앞두고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승부 못지않게 대표팀 내 주전경쟁 또한 치열하다. 최고참 주민규(대전)부터 막내 강상윤(전북)까지 어쩌면 마지막 테스트가 될지 모를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중국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이라는 실험적인 전술과 함께 그동안 대표팀에서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동경(김천), 주민규, 김주성(서울), 김문환(대전) 등 그동안 대표팀에 호출됐지만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아 기량을 입증했다.


또한 김봉수(대전), 이호재(포항), 강상윤(전북) 등 6명이 데뷔전에서 간절하게 한 발 더 뛰면서 대표팀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로운 선수들은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이들에게 동아시안컵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대표팀의 핵심 역할을 했던 유럽과 중동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펼쳐지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차출할 수 없다.


더불어 그동안 월드컵이 펼쳐지던 해 1~2월 K리그 소속 선수들 대상으로 하던 동계 전지훈련이 내년에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K리그와 J리그에 속한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경쟁할 수 있는 무대는 동아시안컵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김주성은 "선수들 모두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활기차고 분위기도 좋다"면서 "선수들 모두 이번 대회가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기회다. 이번에 눈도장을 받는다면 9월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고, 내년 월드컵에 대한 희망도 키울 수 있다"면서 동아시안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다른 선수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모처럼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주민규는 "더 많은 골을 넣어야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경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애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한 막내 강상윤도 "월드컵은 꿈의 무대다. 월드컵까지 시간이 남았는데, 우선 동아시안컵 2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데뷔전을 치르며 느낀 점을 수정하며 성장한다면 해외파 형들이 합류해도 경쟁할 자신이 있다"고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이 동아시안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A매치 경험까지 얻는다면 내년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지난달 월드컵 예선을 마치고 "2014년에는 누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다양한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면서 많은 선수를 실험하면서 두꺼운 선수층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홍명보 감독의 선수 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