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밸리. (출처: Jon Sullivan, 2013,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3년 7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섭씨 56.7도를 기록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 경이로우면서도 위협적인 기록은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데스밸리는 해수면보다 낮은 고도와 주변 산맥이 비구름을 막아내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극한의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를 자랑한다. 여름철에는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것이 일상이다.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그야말로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특히, 1913년 7월의 기록적인 폭염 당시 측정된 56.7도는 전 세계 기상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기록은 한동안 리비아의 엘 아지지야에서 기록된 57.8도에 의해 경신되는 듯했으나, 해당 기록이 관측 방식의 문제로 인해 90년 만에 무효화되면서 데스밸리의 56.7도가 다시금 세계 최고 기온의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데스밸리의 56.7도 기록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1913년 당시 관측 장비의 정확성과 모래 폭풍 등 측정 환경의 특수성을 들어 기록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세계기상기구(WMO)는 현재까지 이 기록을 공식적인 지구촌 최고 기온으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데스밸리는 다시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데스밸리는 54.4도 등 1913년 기록에 근접하는 최고 기온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폭염에도 '극한 체험'을 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데스밸리의 56.7도 기록은 단순히 숫자를 넘어선다. 이는 지구의 기후가 얼마나 극단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또한 기후변화가 초래할 미래에 대한 경고로 읽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