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과 대구가 12일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홍명보호가 참가하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으로 인해 K리그1 일정이 잠시 멈춰 있다. 2월 막을 올려 시즌 반환점을 넘은 시점까지 강행군을 이어온 각 팀들은 꿀맛 같은 휴식과 함께 하반기를 위한 귀한 정비의 시간으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울산HD와 대구FC는 빨리 휴식을 반납하고 실전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순연된 일정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가뜩이나 남들 쉴 때 폭염 속에서 치를 경기인데 만약 결과까지 좋지 않다면 타격이 곱절이다.

울산과 대구는 12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양팀 모두 사정이 좋지 않기에, 어떻게든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야할 무대다.


리그 3연패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19경기를 치른 현재 8승5무6패 승점 29점으로 7위에 올라 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물론 다른 팀들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의 승점이고, 해당 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정해 승점 6점을 추가한다면 2위까지도 치고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결과가 리그를 지배했던 지난 3년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국을 대표해 참가했던 클럽월드컵도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K리그를 대표해 클럽월드컵에 참가했던 울산은 3전 전패,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울산은 세계의 벽을 실감한 채 3전 전패, 맥 빠진 채 돌아왔다. 대회를 준비하던 기간, 미국까지의 장거리 비행 그리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속에서의 경기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좋은 경험'으로 퉁치기에는 잃은 것이 많다.


돌아와서 처음 치른 7월2일 광주FC와 코리아컵 8강에서 0-1로 패한 것도 아쉽다. 현재 리그 1위 전북현대의 상승세라면 울산의 정규리그 정상 수성을 장담할 수 없기에 코리아컵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대구 상황도 못지않게 나쁘다. 3승4무13패(승점 13)로 K리그1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대구만큼 부진한 수원FC(승점 16)이 있기는 하지만, 10위 제주(6승5무10패 승점 23)와의 격차도 10점이나 벌어져 있을 정도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5월말 김병수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히며 부진 탈출을 도모했으나 이후 4경기에서도 2무2패로 승리가 없다. 5월3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이후 9경기 연속 무승(3무6패) 터널에 갇혀 있다.

대구 역시 울산처럼 코리아컵이라는 희망의 길이 있었다. 하지만 7월2일 열린 강원FC와의 4강에서 1-2로 석패, 기댈 곳마저 사라진 상태다.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는 돌아온 세징야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요컨대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다. 코리아컵 4강까지 동일하게 치르고 결과도 좋지 않았으니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마찬가지다.

전력은 아무래도 울산 우위다. 간판 수문장 조현우을 비롯해 서명관, 조현택이 홍명보호에 승선해 누수가 있지만 기본적인 스쿼드의 단단함은 울산이 앞선다. 약 50일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라 동기부여도 크다. 울산은 지난 5월25일 안방에서 김천상무에 3-2로 승리한 뒤 원정 경기와 클럽 월드컵만 치렀다.

어떻게든 승점을 모아야하는 대구는 '브라질 커넥션'에 기대를 건다.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던 '대구의 왕' 세징야가 코리아컵 8강을 통해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게 일단 반갑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지오바니와 카를로스도 나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이들이 시너지를 발휘해주길 바라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울산의 압도적인 우위다. 지난 4월13일 시즌 첫 대결에서 1-0으로 이긴 것을 비롯해 최근 5연승 중이고 2021년 12월부터 12경기 무패(10승2무)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