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건설기계' 빅딜… AM·전동화·엔진 '삼각편대' 띄운다
건설기계-인프라코어 합병, 단순 규모 확대 넘어 고수익 신사업에 방점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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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하나로 모으며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과 미래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구조 개편에 나선다. 장비 판매 이후 수익이 창출되는 애프터마켓(AM),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하는 전동화 장비, 고부가가치 중심의 자체 엔진사업을 세 축으로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오는 16일 주주총회 전 주주를 확정한다. 주주총회는 오는 9월16일,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합병 후 HD현대는 2030년까지 건설기계 부문 매출을 2024년 7조6000억원에서 14조8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은 11%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합병의 핵심은 '삼각편대' 전략이다. HD현대는 유망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과 미래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M 사업은 핵심 전략 부문이다. HD현대는 양사 통합으로 제품 부품의 공용화율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재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해외 부품 물류 거점인 PDC(Parts Distribution Center)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서비스 제공의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AM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4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는 시장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경제형 부품 확대 등으로 AM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기술 기반의 장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고객 니즈를 사전에 파악하고 정비 수요를 예측해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 같은 고도화 전략은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다른 성장축은 전동화 장비 확대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건설현장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며 전기굴착기, 배터리 기반 장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D현대는 전기굴착기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수소굴착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전동장비 시장은 2024년 기준 3조원에서 2030년까지 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양사가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R&D 역량도 통합해 기술력 확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자체 엔진사업은 수익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로 성장할 전망이다. HD현대는 자가 엔진 탑재율을 7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주력 제품인 중·대형 장비부터 DX05·DX08 엔진을 중심으로 탑재를 확대하고 향후에는 초대형 광산 장비까지 자가 엔진 비중을 순차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엔진 사업은 산업차량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용 초대형 발전기 엔진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산용 엔진 분야로도 다각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말 HD현대는 군산·인천 지역에 1400억원 규모의 엔진 및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하며 엔진사업 외연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다각화는 변동성이 큰 건설장비 시장 외의 고정 수요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중장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 통합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된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대형 장비, HD현대인프라코어는 미니굴착기와 소형장비에 강점이 있다. 합병을 통해 양사 장비 라인업의 중복은 줄이고 기존에 공백이었던 CTL·SSL·CWL 등 콤팩트 장비의 틈새 수요도 보완해 풀라인업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수익성과 체질 개선 중심의 전략적 통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건설장비 시장이 불확실성을 맞은 가운데 HD현대는 장비 판매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 글로벌 20~25위권 수준인 점유율을 2030년까지 10위권 내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이번 합병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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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