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 전경(국가유산청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한라산 고지대의 화산 퇴적층이 쌓인 순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암석 지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모세왓은 모래(모세)와 밭(왓)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는 크기가 제각각인 유문암질 암석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넓게 분포하고 있는 지대다. 한라산 백록담 외곽 약 2.3km 구간에 걸쳐 있고 최대 폭은 500~600m에 이른다.


이 지대는 약 2만 8000년 전 소규모 용암돔이 붕괴하면서 생긴 화산쇄설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화산재해 예측, 마그마 분화 과정 연구 등에 있어 화산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한라산 모세왓에서 발견되는 유문암질 암석은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두운색을 띠는 현무암질 암석과는 달리 이산화규소(SiO₂) 함유량이 많아 밝은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방언으로 모래밭을 뜻하는 '모세왓'은 유문암질 각력암들이 널려 있는 광경이 마치 모래밭과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밝은색의 유문암질 암석의 지질학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각력암 근경(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화산의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며 화학성분이 점차 변해 현무암질-안산암질-유문암질 순으로 암석화돼 가는데, 그동안 제주에는 현무암질 암석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하지만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통해 유문질암 암석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또 "유문암질 각력암의 파편들이 비교적 넓은 지표퇴적층에서 발견되고 있고, 밝은색을 띠고 있어 퇴적층의 다른 암석과 쉽게 구별되는 특성을 지닌 점을 종합했을 때 한라산 고지대의 화산 퇴적층이 쌓인 순서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라며 "높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녔다"고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한라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이 제주의 다양한 지질학적 역사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한라산 모세왓 일대 전경(국가유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