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시자키 에이지 기자 ⓒ News1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유럽파 없이 치르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과, 그 대회 안에서 열리는 한일전을 일본 기자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대회 최종전 한일전을 치른다. 한국과 일본 모두 2연승을 기록, 이날 경기서 승리한 팀이 숙명의 라이벌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일본 모두 100% 전력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기존 대표팀 주축인 유럽파들은 차출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은 K리거 23명과 J리거 3명, 일본은 J리거 24명의 선수들로만 엔트리를 구성했다.


양쪽 모두 이번 대회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이 많은데다, 실험과 점검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어 '반쪽짜리 대회'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래도 한일전은 한일전이다. 실험을 하더라도,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는 한일전이기에 결과를 소홀히 대할 수는 없다.


동아시안컵 중국전에 나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2025.7.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런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 프리랜서 기자 요시자키 에이지는 "양 팀 다 서로 모르는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치르는, 특수한 한일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전이 뛰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한일전은 양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유럽 팀들이 네이션스리그를 통해 자신들끼리만 대회를 치르다 보니, 한일 모두 평가전 상대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가까이에 있는 비슷한 전력을 가진 두 팀이 붙어보는 건 서로에게 많은 배울 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북중미 월드컵 예선 C조에서 압도적 우위를 과시, 7승2무1패(승점 23)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본선을 조기 확정했다. 1패는 이미 본선행을 예약한 뒤의 결과다.

에이지 기자는 "일본 입장에서는 아시아에서 전력이 낮은 팀의 도전을 받는 게 아니라 비슷한 팀끼리 치고받는 경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아, 한일전은 소중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월드컵 예선 경기 모습 ⓒ AFP=뉴스1


아울러 에이지 기자는 동아시안컵에 임하는 한일 축구의 차이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수비진 등 여러 포지션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찾아 월드컵에 나가려고 한다. 반면 일본은 사실상 선발 11명 전원과 그 이상이 유럽파들로 이뤄져 있어, J리거들이 주전을 차지하기가 쉽지는 않은 현실"이라고1 짚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이번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일본보다는 한국이 더 크다. 한국 선수들에게선 '내가 잘 하면 월드컵에 갈 수 있다'는 전투적 마인드를 읽을 수 있지만, 지금 여기 온 일본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그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대회 흥행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경기 장소가 서울이 아닌 데다 기록적 폭염까지 덮쳐, A매치임에도 한국-중국전에 4426명, 일본-홍콩전에 687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등 관심이 크지 않았다.

에이지 기자는 "솔직히 말해 일본에서도 아직까지는 이번 대회를 향한 관심이 높지 않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만 최근 일본에서는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시작 전까지는 관심이 없다가, 대회가 시작되면 점점 끓어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런 흐름 속, 기사들도 대회 프리뷰 기사는 별로 읽히지 않는 편"이라면서 "대신 일본 대표팀 성적이 좋고 몇몇 경기를 치르며 기대가 쌓이다 보면 마지막쯤에는 인기가 높아진다. 이번 한일전은 일본도 2연승을 거둔 뒤 맞이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확실히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명보 한국 감독(왼쪽)과 모리야스하지메 일본 감독 (교도통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