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패배 속 빛난 '비유럽파' 재발견… 숙제로 남은 3백
최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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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패배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준우승에 그친 한국이 일부 '비유럽파'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2026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희망을 봤다.
한국은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앞선 중국전 3-0, 홍콩전 2-0으로 상승세를 탄 한국은 숙적 일본에 패하며 우승에 끝내 실패했다. 비록 흥행과 경기력 모두 챙기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는 비유럽파 선수들의 가능성과 새 전술인 3백을 확인하는 연습 무대의 역할은 해냈다.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K리그와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 26명만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만 무려 10명이나 됐다. 그동안 유럽파에 밀려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던 선수들도 대거 기회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띈 선수 중 한명인 이호재(포항 스틸러스)다. 이기형 옌볜 룽딩 감독의 아들인 그는 193㎝의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경합 능력과 준수한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2차전 홍콩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차범근-차두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부자 A매치 득점 기록을 갖게 됐다. 이호재는 3차전 일본전에 교체 투입되자마자 공격의 흐름을 바꾸는 등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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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에선 김봉수(대전 하나시티즌)와 서민우(강원FC)의 재발견도 호재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줄곧 3선 주전은 박용우(알 아인)가 맡았다. 그러나 느린 발과 잦은 수비 실수 등으로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여 새 얼굴 발탁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중국전 먼저 선발 기회를 얻은 김봉수는 공격과 수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준수한 활약을 했다. 홍콩과 일본전에 선발 출전한 서민우는 왕성한 활동력과 탈압박 능력으로 번뜩이는 패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던 나상호(마치다 젤비아), 김문환(대전)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준수한 활약을 했다. 특히 김문환은 최우수 수비수에게 선정되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그동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에 밀려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동경(김천 상무)도 4년 만에 골 맛을 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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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백은 크나큰 숙제로 남았다. 부임 후 줄곧 4백을 고집했던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선 3백을 활용해 경기에 나섰다. 다가올 2026 북중미월드컵을 위한 플랜B를 마련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앞선 1·2차전에선 좌우 풀백인 이태석(포항)과 김문환의 공격력이 돋보이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선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같은 3백을 준비한 일본은 전술 완성도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전반전 내내 공간 분배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한 반면 일본은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수차례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한국은 결국 저메인 료(산프레체 히로시마)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홍 감독은 3백 전술이 실패했음에도 4백으로 전환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일방적인 공격을 이어간 후반전엔 불안함도 다소 덜었지만 새 전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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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