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울산과 대전이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근래 승리가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지난 2월 막을 올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이 어느덧 2라운드 로빈까지 마쳤다. 이제 팀 간 1번씩만 더 맞대결하면 '스플릿 라운드' 갈림길에 이른다.


K리그1은 33라운드까지 승점을 기준으로 1~6위와 7~12위를 나눈다. 상위 스플릿에서는 우승과 다음 시즌 아시아클럽대항전 출전권이 걸린 승부가 이어지고, 하위 스플릿에서는 2부로 강등되지 않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 진행된다. 그 분기점까지 11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모든 감독과 선수들이 "정규리그는 결국 장기 레이스이고, 여름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았으니 서로의 전력이 완전히 파악됐을 때고, 피로가 서서히 쌓이는 와중 폭염 속 주중 경기가 끼어들면서 '스쿼드의 양과 질'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까닭이다.


모든 팀들에게 힘든 시기지만 대전하나시티즌과 울산HD에게는 더 속 타는 여름이다. 디펜딩 챔프 울산도, 한동안 시즌 1위를 달리던 대전도 더위 먹은 듯 승리를 놓치고 있다.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비틀거리는 두 빅클럽이 만난다. 패하는 팀은 진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울산과 대전이 23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하나은행 K리그1' 23라운드에서 격돌한다. 두 팀의 시즌 3번째 맞대결로, 서로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울산도 대전도 올 시즌의 성적이 중요한 팀이다. 여기서 밀리면 가을에 수확할 것이 없어질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개막 후 5월까지 리그 선두를 달리며 '다크호스'에서 '우승후보'로 떠오른 대전은 이후 전북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지금까지 2위에 머물고 있다. 18경기 연속 무패(15승3패)의 전북이 워낙 질주한 영향도 있지만, 대전의 포인트 쌓는 속도가 많이 더뎌졌다.

특히 최근 행보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대전은 지난 5월25일 대구전 이후 6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최근 5경기 내리 비겼다. 이길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고 있어 더 타격이 크다.


대전은 6월27일 제주와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후반 추가시간 제주 남태희에게 극장골을 얻어맞고 비겼다.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던 20일 강원전은 보다 충격이다. 대전은 2-0까지 앞서 나갔으나 거짓말처럼 추가시간에만 2골을 내줘 승점 2점을 날렸다.

울산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울산도 최근 4경기에서 2무2패로 침묵하고 있다. 가뜩이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다녀오느라 남들보다 에너지 소모가 많았는데 집중을 선언한 K리그에서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대전만큼 내용도 좋지 않다. 7월12일 대구와의 홈 경기에서는 이기고 있다가 경기 막판 세징야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에 그쳤고, 20일 상암벌 원정에서는 무려 8년 동안 패하지 않던 FC서울에게도 쓴맛을 봤다.

5경기에서 승점 5점 추가에 그친 대전(9승9무4패 승점 36)은 선두 전북(승점 48)과의 격차가 12점이나 벌어졌다. 이제는 앞이 문제가 아니다. 3위 김천(승점 35), 4위 서울(승점 33)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부진을 끊지 못하면 2위 자리도 위태롭다.

울산은, 지금 위치에서 3라운드 로빈까지 마무리되면 하위 스플릿에서 잔여 5경기를 치러야하는 7위에 올라 있다. 다른 팀들보다 1경기 덜 치른(8승6무7패 승점 30) 상황이기는 하지만 중위권이 워낙 혼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마음이 급하다.

대전과 울산 모두 여름 이적시장에서 꽤 많은 투자를 감행했다. '이번 시즌'의 성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과물을 내야하는 두 팀인데 이쯤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가을이 초라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