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과잉 경고에도… SK하이닉스, 투자확대 '승부수' 띄워
골드만삭스, 내년 HBM 경쟁 심화 따른 가격 하락 예상
SK하이닉스 "수요 성장 확신"… 시장 우려 정면 돌파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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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투자로 시장 1위 경쟁력을 한층 공고히 하기로 했다. 최근 일각에서 HBM 경쟁 심화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투자 확대 카드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진행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HBM의 원활한 고객 대응을 위해 일부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투자가 기존 계획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제품 출하가 이뤄져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는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정반대의 행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17일 낸 보고서에서 HBM 경쟁 심화로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인 SK하이닉스에서 고객사로 이동할 것이라며 내년 HBM 가격이 두자릿수 비율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하반기 미국 마이크론의 HBM3E 시장 진입과 삼성전자의 HBM4의 양산 샘플 공급이 예상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시장 지위 유지에 대한 우려도 점증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 발표 직후 SK하이닉스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보고서를 내기 전인 이달 14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30만원을 찍었고 15일에는 29만8500원, 16일에는 29만6000원 등 30만원 수준에서 횡보했으나 보고서가 나온 17일 26만950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후로도 27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의 확장으로 HBM 수요가 견조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은 빠르게 성장 중인 AI 시장에서 성능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품으로 포지셔닝 하고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HBM의 수요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장은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으로 계속 영역을 넓혀가면서 HBM 시장 수요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초기 급격한 성장률까지는 아니어도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확산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높은 성장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와 추론시장의 발전은 지속되고, 경쟁사의 HBM 시장 진입이 현실화된다 해도 SK하이닉스가 갖춘 원가 경쟁력과 기술 우위를 단기간 뒤집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HBM4에서 SK하이닉스의 강점이 오히려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도 "HBM 평균판매단가(ASP)가 두자릿수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는 과하다"며 "HBM의 가격하락은 일시적일 것이고 2027년 HBM4E 1TB를 탑재한 엔비디아의 '루빈 울트라'의 출시와 함께 가격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늘어난 투자를 HBM 장비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론 용인 M15X, 미국 인디애나 등에 인프라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M15X는 올해 4분기 출하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15X에서 차세대 HBM 양산 계획 중이고 내년 모든 고객들이 필요한 물량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공장 공간 제약으로 인해 고객들에게 HBM 제품 공급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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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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