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벨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세번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왼쪽 네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거래 상대가 미국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측은 구체적인 상대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삼성과의 거래 소식을 알렸다.


머스크 CEO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삼성의 거대한 텍사스 신규 팹(반도체 생산시설)이 테슬라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이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는 AI4를 만들고 있다"며 "최근 디자인을 마친 AI5는 TSMC가 대만에서 첫 생산한 이후 애리조나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테슬라가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참여하는 것을 허락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며 나는 직접 생산 라인을 점검해 진척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글로벌 대형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액(300조8709억원)의 7.6%에 달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계약 상대 등은 경영상의 비밀 유지를 위해 공시를 유보한다"며 구체적인 거래 상대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날 머스크 CEO의 게시글로 '대형기업'이 테슬라임이 확인됐다.

삼성전자 테일러 팹(공장)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용 양산 설비 도입 작업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테일러 지역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팹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투자 규모를 440억 달러로 확대했으나 고객 수요와 현지 전문인력 확보 등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하지만 테슬라와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현지 고객사를 확보한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현지 양산 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에 대한 공급 계약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머스크 CEO는 삼성전자와 맺은 165억달러 파운드리 계약에 대해 "165억달러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라며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