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정부 주관의 '독자 AI(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카카오 미디어 데이(KaKao Media Day)에 참석, 키노트를 갖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머니S)


카카오가 정부 주관의 '독자 AI(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30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발표 평가에서는 총 10개 기업이 경쟁을 벌이며 이 가운데 상위 5개 기업이 선발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자사의 고유 AI 모델과 카카오톡 등 대중친화적 대규모 서비스 운영 경험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어 주목된다.


3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 차원의 AI 역량 확대를 통해 '소버린 AI'(주권형 AI)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국내 독자 기술 기반의 초거대 AI 모델을 전략 자산화하고 AI 생태계 확장을 꾀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에 총 2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와 고품질 데이터셋, 전문 인력 등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 자원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부터 이틀 동안 발표 평가를 진행해 '국가대표 AI'로 선정할 5개 팀을 가릴 예정이다. 선정된 팀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이후 성과 평가를 거쳐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팀 수가 줄어드는 방식이다. 매년 반기마다 1개 팀씩 탈락해 최종적으로는 2027년에 2개 팀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카카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축적해온 AI 기술력과 일상 밀착형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금껏 'AI의 대중화'를 핵심 기치로 내세우며 누구나 쉽고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대표하는 서비스가 바로 '카나나'다. 카나나는 AI와의 1:1 대화를 넘어 그룹 채팅 상황에서도 맥락을 인식해 발언하고 관계 형성과 소통을 돕는 AI 메이트를 지향한다.

최근에는 AI 기반 장소 추천 서비스인 'AI메이트 로컬'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대화 형식으로 입력하면 개인의 취향과 생활 패턴을 분석해 맛집, 카페, 데이트 코스 등 다양한 장소를 맞춤형으로 추천한다. AI를 활용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일상 속 활용도를 확장함으로써 AI 기술의 대중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독자 기술 확보를 통한 소버린 AI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 카나나는 언어모델(LLM) 3종, 멀티모달 언어모델(MLLM) 3종, 비주얼 생성모델 2종, 음성모델 2종 등 총 10종의 하위 모델로 구성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언어모델은 한국어에 특화된 성능을 갖춰 국내 이용자의 정서와 언어 습관에 최적화된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또 카카오는 AI 주권 확보와 생태계 기여라는 두 축을 동시에 겨냥해 오픈소스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자체 언어모델의 기술 성과를 담은 테크니컬 리포트를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공개했으며 'Kanana Nano 2.1B' 모델은 오픈소스로 배포해 국내 AI 연구 생태계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술력을 독점하기보다 공유함으로써 전체 AI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경쟁력을 단지 기술력 자체에 국한하지 않고 방대한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한 실서비스 적용성과 피드백 순환 체계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4895만명(2024년 기준)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어 AI 모델 학습과 피드백 개선을 위한 데이터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대중의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해 왔다"며 "카카오가 보유한 실서비스 경험과 언어 특화 AI 역량을 통해 국가 AI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