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타결] 1.6조 증발… 고비 넘긴 정의선 회장, 하반기 전략은
수익성 방어엔 여전히 부담… 현지 생산 극대화 등 장기적 로드맵 필요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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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미국 워싱턴 D.C.까지 날아가 정부의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 15% 관세 비율 인하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하반기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에 지난 2분기(4~6월)에만 현대차·기아 합산 1조6000억원대의 전년대비 손실을 본 만큼 하반기에는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15% 관세 비율도 만만치는 않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경쟁 심화 등에 따른 비용 증가 등도 겹쳐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정 회장의 전략 추진에 하반기 성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31일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를 발표하며 자동차의 품목 관세가 15%로 합의됐다고 알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당초 정부는 자동차 품목 관세를 일본·EU(유럽연합)와 동일한 12.5%로 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15%에 만족해야했다"고 토로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현대차그룹은 한시름 덜었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은 각각 48조2867억원과 29조34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 7.3%, 기아 6.5% 늘며 두 회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떨어졌다.
현대차는 3조6016억원, 기아는 2조76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현대차는 전년보다 15.8%, 기아는 24.1%가 줄었다.
이 기간 현대차는 106만5836대, 기아는 81만4888대를 팔아 전년보다 각각 0.8%, 2.5% 증가하며 최대 매출 경신에 힘을 보탰지만 4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관세 폭격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락한 금액만 현대차 8282억원, 기아 7860억원 등 총 1조6142억원이다.
4월 25% 관세 부과 시행 이후 현대차·기아는 현지 재고 물량을 통해 가격 방어 등에 나섰지만 이마져 동났고 결과적으로 1조6142억원의 손실을 봤다.
정부의 협상 타결로 관세 비율이 25%에서 15%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수익성 방어엔 부담이다.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하반기에 최대 4조원 이상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지만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현지 딜러 인센티브 및 판매비용 증가 등까지 겹악재가 확대돼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등 추가 비용 지출 감소가 필요하다.
미국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최대 시장이다. 2분기 글로벌 전체 판매량(188만724대) 가운데 25.5%인 48만대가 미국에서 팔려 현지 비용 절감은 수익성 확대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관세 비율을 15%로 줄였지만 적은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현지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 내 일본 브랜드 등과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마케팅 비용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도 대응 전략에 고심 중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최근 진행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탄력적인 가격 전략, 재료비와 가공비 절감, 부품 소싱 변경 등 생산 효율을 통해 근본적인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나리오별로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를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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