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건전성·미래사업 모두 잡다… SK이노, 선제적 리밸런싱 순항
SK온-SK엔무브 합병 결정… 11월 1일 공식 출범
순차입금 감소… 배터리·에너지 솔루션 시너지↑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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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결정했다.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제적인 리밸런싱(사업 구조 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0일 설명회를 열고 배터리사업 자회사인 SK온과 윤활유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한다.
양사의 합병설은 기존부터 꾸준이 제기돼 온 것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최근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하고 지분 30%를 재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SK온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결국 두 회사의 합병은 사실이 됐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재무구조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된다. SK온은 올해 1분기 기준 23조4659억원 규모의 순차입금과 251%에 달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적자로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반면 SK엔무브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합병을 통해 SK엔무브의 현금흐름이 SK온의 재무구조를 보완하며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자본 약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8000억원 규모의 즉각적인 재무 개선 효과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1조5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감축하고 SK온은 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여 100% 미만으로 만들 계획이다. 추가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연말까지 총 8조원의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제3자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 계열사별로 동원 가능한 모든 재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순차입금을 올해 9조5000억원 이상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SK온의 전기차(EV) 배터리, ESS 배터리 등과 SK엔무브의 기유 및 윤활유, 액침냉각, EV 공조용 냉매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양사의 동일한 고객군 활용과 제품 교차 판매를 통한 수익증대가 예상된다. 또 액침냉각과 배터리를 묶은 패키지 사업 등 신규 시장 진입 및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욱 연구원은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및 열관리 솔루션 기술이 SK온의 배터리 안정성과 수명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EV, 에너지저장장치,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고성능 열관리 수요처로의 진출을 가능케 하며,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도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양사 기술 및 사업역량 결합 등 합병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 차원 더 높은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전반에 걸쳐 지속성장을 위한 구조적 혁신의 일환으로 사업 및 재무 구조 개선을 두 축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적극 추진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했고, SK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하는 사업구조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특히 올해 5월 말 취임한 장용호 총괄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리밸런싱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장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대표적인 구조조정·리밸런싱 전문가로 꼽힌다.
장 총괄사장은 지난 6월19일 타운홀미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성장 및 수익성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편해 나가고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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