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0년 동안 뛰었던 토트넘을 올 여름 떠난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손흥민. /사진=뉴시스


영어도 잘 못하던 앳된 소년이 10년 동안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레전드로 팀을 떠나게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레전드로 칭송 받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얘기다. 손흥민은 올여름 정들었던 토트넘을 떠난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TWO IFC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앞서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 한 팀에 10년 동안 있었던 건 나로서도 자랑스러운 일이었다"며 "팀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쳤고 운동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성장한 뒤 지난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했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부여하며 큰 기대를 걸었고 손흥민은 기대에 부응했다.

손흥민은 매서운 돌파와 스피드, 날카로운 결정력을 겸비한 세계 최정상급 윙어로 성장했고 2015~2016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공식전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올렸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 최다 출전 7위로 토트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레전드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 35경기에 출전해 23골을 터뜨려 아시아선수 최초 EPL 득점왕에도 올랐다. 2020년엔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도 탔다.

이밖에 EPL 이달의 선수 4회(2016년 9월·2017년 4월·2020년 10월·2023년 9월), EPL 올해의 골(2019~2020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2020~2021시즌) 등을 수상하며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17년 동안 이어졌던 토트넘의 무관도 끊겼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를 제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토트넘의 레전드가 된 손흥민은 올여름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력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미국이 거론된다.

손흥민은 "이적 결정에 있어 어찌 보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가장 중요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나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며 "내 모든 걸 다 쏟아 부을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가장 컸다"고 말하며 미국이 유력 행선지 임을 암시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뛰는 마지막 경기는 3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