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혁명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단백질은 이제 고기나 근육을 넘어 생명과학과 의약을 이끄는 핵심이다.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을 수상한 김성훈 박사가 단백질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와 바이오 시대의 미래를 그려낸 "단백질 혁명"을 펴냈다.


책은 총 5장으로 짜였다. 1장에서는 단백질이 과학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배경과 생명과학의 흐름을 설명한다. 한때 유전체 해독에 열광했던 과학계는 결국 단백질의 복잡성에 주목하게 됐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이 "단백질 구조 분석 인공지능" 연구자들에게 수여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장에서는 단백질이 건강과 질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핀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노화,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은 모두 단백질의 구조적 결함이나 부족과 관련돼 있다. 위고비·오젬픽·보톡스 역시 단백질 기반 치료제다. 단백질은 더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닌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물질로 자리 잡았다.


3장에서는 단백질이 음식과 감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감칠맛의 본질은 글루탐산이며, 아기는 태중에서부터 단백질의 맛을 인지한다. 육류 단백질에 풍부한 트립토판은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하며, 이는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은 인간의 정서와 일상 속 경험에도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4장은 의약품 개발에서 단백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단백질 기반의 바이오 의약품은 합성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GLP-1 유사체처럼 당뇨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다. 단백질은 치료제 개발의 미래를 여는 열쇠로 주목받는다.


5장에서는 단백질이 열어갈 미래를 조망한다. 질병 예측, 생명 창조 기술, 개인 맞춤형 치료 등이 아미노산과 단백질 기반 기술로 가능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곧 인간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자 김성훈은 서울대, 카이스트, 브라운대, MIT를 거쳐 현재 연세대에서 차세대 의약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270여 편의 논문과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호암 의학상, 한국과학상, 대한민국학술원상 등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


'단백질 혁명'은 단백질을 과학자들만의 영역이 아닌 모든 이가 알아야 할 현대 교양으로 소개한다.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건강과 미래 기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반드시 읽혀야 할 책이다.

△ 단백질 혁명/ 김성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1만 8500원

단백질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