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재욱/ 사진제공=제이블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극본 구현숙/ 연출 최상열, 이진아/ 이하 '독수리 5형제')가 지난 3일, 54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독수리 5형제'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가 빚어내는 잘 익은 가족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안재욱은 극 중 LX호텔의 회장이자 아내와 사별한 후 혼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동석 역을 연기했다. 남편과 사별한 마광숙(엄지원 분)과 비슷한 처지로서, 점점 인연이 가까워지며 마광숙과의 사랑을 쟁취하게 되는 인물이다.

안재욱은 이런 한동석의 모습을 매력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50회로 기획됐던 '독수리 5형제'가 많은 인기 속에 4회 연장을 이뤄내는 상황 속 주역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안재욱과 만나 드라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배우 안재욱/ 사진제공=제이블엔터테인먼트


<【N인터뷰】 ①에 이어>


-이번 작품을 보고 아내 최현주의 반응은 어땠나.

▶아내와는 따로 서로 작품 얘기를 안 한다. 아내도 최근에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시작했다. 저한테 어떻게 해야 하나 물어보는데 저는 '그냥 해'라고 한다.(웃음) 저는 전체적인 아내의 기를 살려주는 것만 한다. 전체적인 걸 얘기해주는 편이지 훈수는 두지 않으려 한다.


-첫째 딸이 9세인데, 아빠의 드라마를 보고 어떤 반응은 보이나.

▶재밌어한다. 근데 마광숙하고 썸타는 장면이 나오면 '악' 소리 지르고, 손잡고 뽀뽀하면 난리를 친다. 자기가 어쩔 줄 몰라 한다.(웃음)

-아빠와 엄마 모두 배우이다 보니, 아이들이 배우가 될지 안 될지 끼가 보이나.

▶저희가 볼 때는 모르겠는데 주변에서는 끼가 있다고 하더라. 근데 저희는 맨날 보니깐. 저희는 (아이들이 연기를 한다고 하면) '동의하자, 반대하자'의 스탠스를 취할 건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놀이 위주의 학원만 보낸다. 영어와 수학은 학교에서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원하는 흥미를 어디서 찾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근데 배우 계통이 힘든 걸 아니깐 가급적 안 했으면 좋겠다.

-배우를 하면서 어떤 부분이 힘들었던 건가.

▶어떤 작품이나 활동을 했을 때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는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인지도도 쌓이고 경력을 쌓지만 그걸 제외한 나머지가 힘들다. 콘서트를 예를 들면 환호를 받으면서 무대를 하는데, 올라가기 전까지의 준비 과정 속 스트레스, 끝나고 나서의 마무리하는 과정도 모든 게 힘들다. 또 관객과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가 굳이 힘들어하는 걸 보는 자신이 없는 거다.

-관객들과 시청자 사랑을 받는 게 쉽지 않지만 필모그래피를 보면 성공한 배우의 삶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어떤가.

▶아쉬운 부분도 많다. 제 또래 경력 있는 친구들에 비해서 저는 다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게 30년 넘게 제가 활동할 수 있는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다작을 하면 내 풀에 내가 지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에게 시간적 배려를 많이 하려고도 했지만, 지나와서 생각해 보면 좀 더 많은 것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어야 하나 아쉬움이 들 때도 있다.

-많은 작품을 해봤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지 않나.

▶50대에 들어서고는 사극을 해보고 싶다. 어렸을 때는 깊이가 생기면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는 지금에는 사극과 연이 안 닿더라. 뮤지컬 외에는 사극을 못 해봤다. 호흡 맞는 배우들과 밀도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인상적으로 본 사극 작품이 있는 건가.

▶인상적인 작품이기보다는 배우로서 꿈꾸는 역할은 여자였으면 장희빈, 남자라면 연산군이다. 연산군과 이순신 장군을 제일 해보고 싶다.

-한류 1세대 배우이기도 한데, 요즘 K콘텐츠들의 활약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나.

▶제가 1세대라 어떤 감흥을 느끼기보다 저 또한 팬으로 본다. 연기가 됐건, 가수가 됐건 저도 그런 모습을 SNS 통해서 보면 참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제가 현실적으로 느낀다면 '부럽다'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저는 그냥 '멋있다' '최고다'의 생각이다. '나도 한때는 이걸 했는데'라는 마음은 없다.(웃음) 요즘 중국에서도 한한령 풀릴 것 같다는 얘기가 있는데, 한한령이 더 늦기 전에 풀려서 만들 수 있는 추억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벌써 중국에 안 간 지 10년이 넘었다. 일본에서도 콘서트를 안 한 지 오래됐다. 그 사이에 코로나19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못 가게 됐다.

-그래도 해외팬들이 공연을 많이 보러 오지 않나.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일본 팬들이 일본에서 국내선 타는 거보다 한국에 오는 게 더 쌌다고 하더라. 일본 팬들이 많이 와서 고마웠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소원해진 것 같다.

-남은 하반기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나.

▶올해 안에 세팅된 작품은 없다. 와이프 공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아이들 방학이기도 하니 좀 챙기려 한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들도 조금 만나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