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 ABM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엄지원이 밝고 따뜻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최근 엄지원은 KBS 2TV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극본 구현숙/연출 최상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3일 54회를 끝으로 종영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 마광숙이 빚어내는 잘 익은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극에서 엄지원은 당차게 술도가를 이끄는 명랑 쾌활한 마광숙을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를 마친 엄지원은 "촬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실감 나진 않는다"라며 "일단은 푹 자보고 싶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나도 이렇게 긴 드라마는 처음 해보는데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미니시리즈 위주로 하다가 주말극을 하니 체력 안배 문제에 어려움이 있었다, 워낙 호흡이 긴 작품이라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싶은 사점이 지나니 끝나더라"라고 말했다.

엄지원 / ABM컴퍼니 제공


배우들의 노력 덕에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20%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엄지원은 "그동안 20~40대들이 좋아할 작품들을 하다 보니 식당 같은 데 가면 잘 못 알아보시는데, 어른들까지 알아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라며 "그 힘이 여기(주말극)에 있구나 싶었다"라고 했다.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는 4회 연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지원은 "연장은 어떻게 보면 '좋은 훈장'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엄지원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통해 오랜만에 주말극에 출연하게 됐다. 그 이유에 대해 엄지원은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이야기에 공감하고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 뒤 플랜이 서면 하는 편이다"라며 "처음에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고 내가 마광숙을 잘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간 밝고 씩씩한 캐릭터를 만나지 못해 마광숙에 더 끌리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어 "배우 생활을 20년이 넘게 했는데 부모님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 없어서 그런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배우인 딸이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됐으면 했다"라며 "부모님이 내가 한 작품 중에 이 드라마를 가장 좋아하신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엄지원은 마광숙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그는 "초반에 대본을 읽고 광숙이가 가진 엉뚱함과 씩씩함, 사랑스러움을 발견했다"라며 "실제 내 성격과 싱크로율이 높아 잘 풀어볼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광숙이 남편을 잃은 후에도 슬픔에 잠겨 있지 않고 우뚝 일어나는 모습을 시청자들도 기분 좋게 보시지 않을까 했다"라며 "마광숙을 연기하며 배운 점이 많다, 광숙이는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는데 그 모습이 참 예쁘다, 그에게서 따뜻함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엄지원 / ABM컴퍼니 제공


엄지원은 마광숙 캐릭터를 실감 나게 만들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에도 공을 들였다. 엄지원은 "초반에 마광숙이 우체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했고, 대사 같은 걸 보면 살짝 통통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라며 "그런 설정을 살리기 위해 53kg으로 찌운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니트 같은 걸 많이 입었다, 그동안 도회적인 이미지의 역을 많이 해와서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평범하게 보이도록 노력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다가 연기를 하면서 50kg까지 빠졌다"라고 덧붙였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선 안재욱과 엄지원의 로맨스가 극의 재미를 견인하기도 했다. 엄지원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선 내 캐릭터의 로맨스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에는 로맨스가 많아 연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라며 "남녀 캐릭터의 티키타카로 멜로 신을 만드는 것이 (그동안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라고 했다. 이어 "안재욱 선배님과 호흡이 너무 좋았다, 둘 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뭐가 부족하지?' 하면서 연기에 보완해야 할 점을 찾는 스타일이라 잘 맞았다, 서로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자고 이야기했다"라며 "특히 안재욱 선배님은 워낙 베테랑이라 연기를 잘하시고 내공이 있으셔서 보면서 배운 점이 많다"라고 했다.

드라마에서 엄지원은 안재욱뿐만 아니라 '시동생'으로 등장하는 배우들과 좋은 '가족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엄지원은 "극 초반에는 시동생들과 이야기가, 후반부에는 동석이와 멜로가 중요한 포인트였다"라며 "그래서 초반에는 시동생들과 '케미'에 공을 들였다, 윤박과는 '산후조리원' 인연으로 이미 친했고 덕분에 (형제들과) 단체 채팅방도 만들어졌다, 또 초반에 술자리를 가지면서 끈끈해지려고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엄마로 나오는 박준금 선배님과도 친구 같은 모녀 사이를 그리고 싶어서 빨리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엄지원 / ABM컴퍼니 제공


엄지원은 베스트 커플상을 욕심내기도 했다. 그는 '연기대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런 생각을 하며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한 건 아니다, 밝고 따뜻하고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많은 시청자가 그렇게 느끼고 좋아해 주셨다면 감사할 따름"이라며 "(대상 관련은) 연말에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베스트 커플상은 받지 않을까"라며 "'독수리' 커플 중 몇 팀이 받을까 궁금하다"라고 해 수상에 욕심을 냈다.

극의 결말에는 만족할까. 엄지원은 "마광숙이 술도가 지분을 시동생들에게 나눠주고 쌍둥이를 낳는다, 이후 모든 사람을 품어 안고 함께 사는데 광숙이다운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우리끼리는 '광숙이 마을'을 만드는 게 아니냐고 했다"라며 "나는 광숙이가 외롭게 자라서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가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광숙이는 자신의 바람대로 큰 가족을 이루지 않았나 한다, 마지막까지 밝고 따뜻해 좋았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이 작품이 엄지원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통해 대중이 엄지원을 친근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라며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 줘 기쁜 마음으로 달려올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또 마음이 힘들 때 웃을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