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찬사와 존중…'레전드' 손흥민의 아름다운 마무리
3일 뉴캐슬전 끝으로 토트넘 10년 커리어에 마침표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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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더이상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뛰는 손흥민(33)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이와 동시에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인가 아닌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도 마침내 결론에 도달하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9분까지 약 64분을 뛰었다.
전날 토트넘과의 이별을 직접 발표했던 손흥민은, 이 경기를 통해 2015년부터 이어져온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이 10년의 세월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공식전 454경기 173골 101도움으로 골과 도움 모두 세 자릿수를 달성했다. 잠깐의 반짝이 아니라 긴 시간 꾸준히 잘해야 이룰 수 있는 대기록이다.
이 밖에 리그 득점왕, 구단 역대 득점 랭킹 5위, 푸스카스상, 구단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유일한 아쉬움은 무관이었다는 점인데,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마지막 퍼즐까지 완벽하게 채웠다.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역사를 쓰고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토트넘은 최고의 예우를 했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신임 감독은 "손흥민이 그가 이룬 업적에 맞게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새 시즌 함께하지도 않을 선수에게 64분을 부여했다.
손흥민의 교체 사인이 나며 그가 토트넘 커리어 매듭을 짓는 순간이 오자, 선수들은 아예 경기를 멈추고 모두 손흥민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벤 데이비스와 이브 비수마 등 손흥민과 오래 함께한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고 그 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도 진심어린 박수로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심지어 상대 뉴캐슬 선수들 역시 양옆으로 도열,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r, 스포츠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팀에게 상대팀이 박수를 보내며 축하하는 전통)를 하며 인사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은 "따로 준비한 게 아니었다. 그건 자연스럽게 나온, 손흥민이 그동안 이룬 업적에 대한 당연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의 관중 역시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다 빠져나갈 때까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일부 관중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장에는 "쏘니, 10년 동안 늘 최고였어"라는 플래카드도 걸렸다.
경기 후에도 손흥민을 향한 예우는 계속 이어졌다.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과 다시 한번 하나하나 포옹을 나눈 뒤, 헹가래까지 치며 다른 구단에서 시작할 그의 또다른 도전을 응원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최근 유럽에서 팀을 떠나는 선수 중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작별 인사"라며 주목했다. BBC 역시 "다시 손흥민 같은 선수를 볼 수 있을까? 그는 영원히 기억돼야 한다"며 헌사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레전드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영국 매체에서는 손흥민이야말로 토트넘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오래 기억돼야 할 레전드로 칭송했다.
반면 또 다른 매체나 팬은 해리 케인이나 지미 그리브스 등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며 아직 손흥민은 갈 길이 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매번 이 질문에 즉답을 피하던 손흥민은 UEL 우승 당시 "오늘에 한정해서는 레전드가 맞다"고 재치 있게 답하기도 했다.
해묵은 이 논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는 순간에서야 답을 찾았다. 떠나는 순간까지도 모두가 존중하고 인정하는 손흥민은 토트넘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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