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강희선이 '짱구는 못말려' 하차 소식을 전했다./사진=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애니메이션 '짱구 엄마' 봉미선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강희선 성우가 하차한다.

투니버스는 지난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랜 시간 짱구 엄마, 맹구 역할을 맡아주셨던 강희선 성우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짱구 엄마 역에 소연님, 맹구 역에 정유정님으로 변경되었습니다"라고 알렸다.


1979년 TBC 공채 성우로 데뷔한 그는 영화 '원초적 본능' 시리즈에서 샤론 스톤을 연기했고, 서울교통공사·인천교통공사의 전철 안내 방송도 맡아 익숙한 목소리로 대중과 함께해 왔다. 1999년부터 '짱구는 못 말려'의 봉미선과 맹구를 맡아온 그는 지난달 공개된 '짱구는 못 말려 25' 출연진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며 하차설이 불거졌고, 이번 발표로 공식화됐다.

정확한 하차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강희선이 건강 이상으로 하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다.


강희선은 지난해 4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4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건강검진에서 대장에 암이 생겼는데 간으로 전이됐다. 17군데 전이돼 항암을 47번 받았다. 그 이후부터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산다"고 털어놨다.

암 투병 중에도 성우로서의 책임감을 놓지 않았다. 강희선은 "지하철 안내 방송은 병실에서 녹음한 적도 있다. 짧으니까 휴대폰으로 녹음이 되지 않나. 임시로 급하니까 병실에서 하고 나가서 다시 해줬다. 근데 짱구는 퇴원하면 그 주에 목소리가 안 나온다. 마지막 수술하고 나서는 'PD님 도저히 짱구 엄마 못하겠어요. 성우를 바꿔주세요'라고 했다. 다행히 짱구 나갈 게 있어 편성을 뒤로 미루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오시니 거절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두 달 있다가 가서 녹음했다. 극장판 4시간 녹음하고 나흘은 못 일어났다. 소리를 꽥꽥 지르니까"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현재 상태에 대해 "지금 추적 관찰 중이다. 얼마 전에 갔더니 깨끗하더라"고 밝힌 강희선은 "저는 사실 연극을 하고 싶었다. 아픈 바람에 도전 못했는데 우리 아들이 독립 영화를 만들고 있다. 엄마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고 해서 그 희망이 생겼다"고 완쾌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