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수입차 강자 볼보… 비결은 '한국 맞춤' 전략
6년 연속 '1만대 클럽'… 티맵·네이버 웨일 등 한국 맞춤형 기능 탑재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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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가 활발한 마케팅 없이도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 최장수 CEO인 이윤모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국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볼보의 국내 판매량은 1만5051대로 수입차 브랜드 중 4위를 기록했다. 대표 모델인 XC60은 총 5988대가 팔리며 수입 중형 SU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 등 쟁쟁한 경쟁 모델을 제친 결과다.
깔끔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XC60은 국내 패밀리카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볼보 고유의 첨단 안전 기술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높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XC60 윈터 에디션'은 온라인 판매 시작 2분 만에 60대가 완판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볼보코리아의 성장은 이윤모 대표 체제에서 본격화됐다. 경쟁이 치열한 수입차 시장은 판매량 변동이 심하고, 이에 따른 대표 교체도 잦은 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14년 7월 취임 이후 11년째 자리를 지키며 국내 수입차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1960대에 불과했던 볼보의 국내 판매량은 2019년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 이후 6년 연속 '1만대 클럽'을 이어갈 정도로 성장했다. '볼보=안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된 것도 이때부터다. 볼보코리아는 2021년 디젤·가솔린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친환경 차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국 시장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볼보코리아는 2023년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티맵(TMAP)을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하고 인공지능 비서 누구(NUGU),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 등 한국 소비자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해 경쟁력을 키웠다.
신형 XC90부터는 수입차 최초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탑재했다. 별도의 핸드폰 연결 없이 유튜브, 네이버TV,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가능하며 오는 4분기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판매 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70억원 이상의 추가 개발비와 데이터 통신비는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지난 7월 미디어 행사에서 이 대표는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만,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기존 고객에게도 '볼보가 볼보했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무상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는 환율 변동성 확대와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볼보코리아의 상반기 판매량은 6767대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차 부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출시한 신형 XC90과 S90, 이달 선보이는 XC60 부분변경 모델을 중심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국내 소비자 선호가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환율 상승 등 외부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하반기 신차들을 통해 두 자릿수에 가깝게 성장하는 2025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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