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루의 세상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아빠는 이제 귀신이라 불러"
정설아 작가의 신간 '이루의 세상'은 13살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상실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루는 아빠의 죽음 이후 덤덤히 살아가는 가족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는 바쁘게 취미생활을 하고, 형은 게임에 몰두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루 앞에 죽었던 아빠가 귀신으로 나타난다.


책은 총 네 부분으로 짜였다. 첫째, 이루가 아빠를 잃은 후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된 모습을 보여준다. 둘째, 귀신이 된 아빠와 이루가 여행을 떠나면서 이루가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셋째, 이루는 아빠와의 여행에서 마주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이루는 깊은 바닷속에서 아빠와 이별하며 슬픔을 받아들이게 된다.


악몽은 감정을 억누른 마음이 만든 세계다. 이루는 악몽을 통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기 안의 슬픔과 마주친다. 결국 그는 슬픔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성장한다.

이루는 이제 엄마와 형의 회피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엄마가 매일 바쁘게 약속을 잡고 취미를 즐긴 것도, 형이 사춘기를 핑계로 검은색 옷만 입고 방 안에 틀어박힌 것도, 결국 아빠가 떠나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작가는 아이들이 어른의 짐작보다 현실을 정확히 이해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루와 같은 어린 독자들에게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표현해야만 진짜 위로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정설아 작가는 제8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자이며 상상력 넘치는 판타지를 현실적인 고민과 연결해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에서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았다.


'이루의 세상'은 죽음과 상실의 의미를 고민하는 아이들과 부모에게 특별한 위로를 준다.

△ 이루의 세상/ 정설아 지음/ 오승민 그림/ 사회평론주니어/ 1만4500원

이루의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