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조' 은행 퇴직연금에 뭉칫돈… 증시 활황에 원금비보장 수익률 7% 껑충
2분기 기준 IRP 수익률… 국민·농협·신한·하나·우리·기업은행 순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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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266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은행권 퇴직연금에 몰렸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활황에 방산주 등이 고공행진하면서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인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은 7%로 껑충 뛰었다.
8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266조973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증권사 적립금은 106조2382억원, 보험업권은 97조45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확정기여형(DC형)과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에서 증권사를 앞질렀다.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DC형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6월 말 7%로 증권사 평균(6.34%)보다 0.66%포인트 높다. DB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은행(6.1%)이 증권사(5.95%)를 0.05%포인트 앞질렀다.
국내 12개 은행의 IRP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원리금 비보장형 IRP상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지난 6월 말 기준 평균 6.4%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14개 증권사의 수익률(6.31%)보다 0.09%포인트 높다.
은행별 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광주은행이 7.96%로 가장 높았고 수익률이 가장 낮은 BNK경남은행(6.69%)과 1.27%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의 수익률이 7.44%로 우위를 점했다. 이어 농협은행(7.18%) ▲신한은행(7.01%) ▲하나·우리은행(6.96%) ▲기업은행(6.74%) 순이다.
은행권은 비보장형 IRP 상품의 수익률이 증권사 보다 높은 이유는 퇴직연금 상품에 해외 주식보다 국내 주식을 적극 운용한 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말까지 코스피는 28.04%, 코스피200지수는 30.45% 상승했다. 독일 DAX(20.02%), 유로스톡스50(8.2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57%), 일본 닛케이지수(2.96%) 등 세계 주요 지수의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 기간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5.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19% 오르는 데 그쳤다.
IRP운용 12개 은행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 6.4%… 광주은행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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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살펴보면 국내 주식을 담은 ETF가 상위권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기준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PLUS K방산으로 수익률을 112.75%에 달한다. 국방부가 K2 전차 폴란드 수출사업을 맺었다는 소식에 한화오션,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주가 연초 대비 10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어 ▲TIGER K방산&우주(110.93%) ▲PLUS 한화그룹주(88.35%) ▲HANARO 원자력 iSLECT(87.2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6개월간 하위권 10위 종목은 해외 헬스케어, 양자컴퓨터 관련주를 담은 7개 글로벌 테마ETF로 집계됐다.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RISE 글로벌비만사업 톱2+ ETF의 수익률은 -24.56%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이어 ▲KoAct 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20.89%)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 톱2플러스(-20.73%) ▲TIGER글로벌비만치료제 톱2플로스(-20.25%) 순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성장세에 따라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은행의 비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올라갔다"며 "실적배당형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활발해 그 어느 때보다 수익률 제고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AI투자일임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 제고에 나서고 있다. 투자일임 서비스는 고객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RA)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리밸런싱 주기가 비교적 짧은 ETF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구성,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최근 국민은행은 핀테크 전문기업 디셈버앤컴퍼니(핀트)와 AI투자일임서비스를 새롭게 선뵀고 연내 투자일임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과 제휴를 확대해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맞춤형 퇴직연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월 하나은행은 AI 투자회사인 파운드와 손을 잡았고 농협은행은 AI콴텍·디셈버앤컴퍼니 제휴했다. 신한은행은 쿼터백자산운용·콴텍, 우리은행은 콴텍·파운드와 손잡고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이용하면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이 투자자 성향에 따라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자동 운용한다"며 "국내에서 AI 서비스가 점차 보편화하면 저비용 맞춤형 서비스가 미국 시장처럼 대중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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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