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승강기 내부에 '택배 안내문'을 부착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청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택배 기사에게 '협조사항'과 '금지사항'을 내걸었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청주 아파트 갑질 택배 안내문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택배 관련 안내문을 보고 당황스러움을 느꼈다"며 "기사님들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불편 사항을 마치 뉴스에서 보던 '갑질 안내문'처럼 작성해 놓은 것을 보니 참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운을 뗐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아파트 승강기 내부에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아파트를 찾는 택배 기사들에게 '승강기 2호기 사용' '출·퇴근 시간대 피하기' '새벽배송일 경우 고층부터 배송(저층부터 배송할 경우 고층 입주민의 승강기 이용 불편함이 매우 큼)'의 협조사항을 내걸었다.

또 붉은 색상으로 '승강기 문틈에 물건을 끼워놓는 행위' '승강기 버튼을 한꺼번에 여러 층 눌러 놓는 행위' '복도에 물건을 집어 던지듯 하여 큰 울림이 발생되는 행위' '기타 입주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위' 등을 '금지사항'으로 규정했다.


A씨는 "택배로 인한 엘리베이터 사용이 불편하면 오히려 온라인 쇼핑을 줄여 기사님들의 출입 자체를 줄이는 게 논리적으로 맞는 접근 아니냐"며 "이 더운 날씨에 무거운 짐 들고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는 분들에게 저런 일방적인 금지 조항들을 들이대는 게 과연 적절한 처사일까 싶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정도는 요구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출근할 때 아래층부터 택배 놓고 있으면 화나더라" "이걸 갑질로 생각하는 게 '을질'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주민들 출퇴근 시간 배려해 주면 기사님은 언제 일하라는 거냐" "그렇게 불편하면 관리실에서 알아서 찾아가라"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