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 2025.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후반기 들어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한화 이글스 오른손 투수 엄상백(29)이 한 달 만에 선발 등판한다.


김경문 감독은 대체 선발 투수로 불펜 소모를 고려해 '오프너'보다 선발 경험이 있는 엄상백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엄상백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고 한화와 4년 최대 78억 원 계약을 맺은 엄상백은 '5선발'을 맡았지만,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전반기 15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6.33에 그쳤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두 차례뿐이었다.


결국 한화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황준서가 5선발을 맡고, 엄상백이 불펜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황준서는 후반기 두 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조기 강판하며 평균자책점 17.18(3⅔이닝 7실점)로 부진했다.


한화는 지난 7일 황준서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자연스럽게 5선발에 공백이 생겼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불펜 자원보다 선발 자원이 낫다고 판단, 엄상백을 낙점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2025.7.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왼손 (불펜) 투수를 대체 선발로 고려했지만, 그럴 경우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 (오프너 투입으로) 많은 투수를 쓸 수밖에 없어 불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그래서 엄상백에게 한 번 더 선발 등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지난달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4이닝도 못 던지고 무너졌다. 우선 5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김 감독은 "엄상백이 5이닝을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화는 8일 경기에서 선두 LG에 1-2로 역전패했고, 승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선발 투수 류현진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한화는 8월 들어 1승4패로 흔들리고 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잘 던졌는데 승리를 따내지 못해 아쉬웠을 것이다. 그동안 승운이 따르면서 긴 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다시 그런 좋은 기운이) 올 때까지 잘 버텨야 한다. 안 좋은 흐름에서 벗어난 뒤 연승 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