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울산 HD가 신태용 감독 체제로 치른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경기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던 상황이었는데, 신태용 감독은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9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 5월 24일 김천 상무를 3-2로 꺾은 뒤 12경기 만에 승리했다. 울산은 앞서 11경기에서 3무 8패로 좀처럼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승점 3을 추가한 울산은 9승7무9패(승점 34)를 기록, 6위로 도약했다.

지난 3년 연속 K리그1 정상에 오른 울산은 올 시즌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울산은 초반부터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하며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결국 울산은 약 1년 만에 김판곤 감독과 결별하고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신 감독은 과거 스타 군단이었던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신 감독은 공격 중심 축구를 추구하며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지도자로 명성을 쌓았다.


울산 팬들 입장에서는 신 감독의 부임에 반등을 기대해 볼 만했다.

신태용 감독은 첫 경기에서 팬들이 가장 원했던 승리라는 결과물을 가져오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신태용 감독은 전임 김판곤 감독이 주로 사용했던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서며 좌우 윙백에 반대 발 측면 자원을 배치하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1골 허용하면 2골을 넣는 축구, 닥치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제주 수비를 두들겼다. 중앙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공격에 숫자를 더하는 등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다.

부임 후 나흘 동안 전술적인 부분보다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 더 집중했기 때문에 아직 마무리 패스와 크로스 등 세밀함에서는 보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에게 즐기면서 경기할 것을 주문했다. 훈련 때도 전술적인 부분보다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라고 강조했다"며 제주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울산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막판까지 잘 드러났다. 울산은 특히 1골 앞선 상황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제주를 계속 압박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축구계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세밀한 부분을 가다듬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승리다. 승리로 분위기만 바꾼다면 선수단이 자신감을 얻고 경기장 안팎에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공적으로 울산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신태용 감독은 오는 16일 수원FC 원정을 떠나 2연승에 도전한다. 앞으로 전술적인 면까지 다듬는다면 신 감독이 목표로 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힘을 얻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