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 2025.6.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 '1번 타자' 신민재(29)는 9일 한화 이글스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어떤 공을 던져도 그의 출루를 막을 수 없었다. 여기에 14구 접전을 펼치는 끈질긴 모습까지 상대하기 너무 힘든 타자였다.


신민재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볼넷 3득점 1도루로 맹활약, LG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연이틀 승리한 LG는 65승2무41패를 기록, 2위 한화(60승3무42패)를 3경기 차로 따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LG가 투타 조화를 이루며 한화를 압도한 경기에서 돋보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역시 신민재였다.

신민재는 다섯 차례 타석에 서서 100% 출루를 자랑했다.


그는 1회말 엄상백을 상대로 파울 9개를 치는 등 14구 접전을 펼친 끝에 중전 안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엄상백은 신민재와 대결에 너무 힘을 쏟은 탓일까. 신민재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오스틴 딘에게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던졌다가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LG는 엄상백을 두들겨 2회말까지 6득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 2025.4.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지명타자로 타격에만 집중한 신민재는 펄펄 날았다.

그는 2회말과 3회말에 연달아 볼넷을 골라내 추가 득점의 연결고리가 됐다.

5회말에는 3루타를 터뜨린 뒤 문성주의 좌익수 파울플라이 때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해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7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를 치며 5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신민재는 첫 타석에서 펼친 14구 승부에 대해 "일부러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려고 의도한 게 아니다. 풀카운트가 됐고, 1번 타자로 첫 타석부터 쉽게 아웃되면 안 된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구 타이밍을 노렸다. 체인지업을 파울로 잘 걷어내다 보니 결국 마지막 직구 타이밍에서 안타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첫 타석이 잘 풀리다 보니 이후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민재는 출루율을 0.397에서 0.405로 끌어올리며 이 부문 4위로 도약했다. 시즌 타율도 0.313으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 2025.5.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LG는 지난 5월 '부동의 리드오프' 홍창기가 무릎을 크게 다쳐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신민재가 그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중이다.

신민재는 "(홍)창기형이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나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타석에 들어가고 있다. 공을 고르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타격한다"며 "오늘 지명타자로 뛰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요한 1위 싸움에서 승리를 안긴 신민재는 "덥고 습한 날씨에 수많은 팬분이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셨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응원에 선수들은 더위를 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응원에 힘입어 시즌 끝까지 선수들 모두 하나 돼서 목표를 향해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요니 치리노스가 선발 투수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신민재가 3안타 5출루, 오스틴이 선제 2점 홈런 포함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며 "중요한 경기였는데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