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 어려워" 걸그룹, 연이은 해체·활동 중단…씁쓸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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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연차가 찬 걸그룹들이 연이어 해체하거나,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해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걸그룹 퍼플키스(PURPLE KISS)의 소속사 RBW는 지난 4일 공지글을 올리고 "오는 11월 퍼플키스가 그룹 활동을 종료한다"라며 "그룹에 대한 진심이 깊었던 만큼 당사와 멤버들은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그려갈지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하게 논의했다, 그 결과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꿈을 소중히 응원하는 마음으로 하나의 결론에 이르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룹 활동은 마무리되지만 예정되어 있던 활동들은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퍼플키스는 8월 말 영어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일본 프로모션, 미주 투어 그리고 한국 콘서트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퍼플키스의 해체 소식은 K팝 팬들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데다, 실력으로 입소문 난 팀이기 때문. 퍼플키스는 지난 2021년 가요계에 정식으로 데뷔한 뒤 '폰조나', '좀비', '맴맴', '세븐헤븐' 등의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멤버들 가운데 서바이벌에서 두각을 나타낸 멤버가 3명이나 있을 정도이며, 다른 멤버들 역시 실력으로 손꼽히는 이들이라 항상 '기대주'로 꼽혀왔다. 특히 매해 두 장 이상의 싱글 혹은 앨범을 발매해 왔으며, 지난달에도 새 싱글 '아이 미스 마이…'를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기에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같은 일은 올해 초에도 있었다. 지난 2월 IST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과 향후 활동에 대한 오랜 논의 끝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전속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위클리의 사실상 해체 소식을 알렸다. 위클리는 데뷔 초 빠르게 두각을 나타낸 팀으로 K팝 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기에 이들의 해체 역시 가요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0년 6월 '태그 미'로 가요계에 데뷔한 위클리는 그 해 'MMA', 'MAMA' 등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이듬해 발매한 '애프터 스쿨'로 눈도장을 찍은 이들은 '브룸 브룸', '홀리데이 파티' 등의 곡을 발표해 인기를 얻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미주 9개 도시에서 '위클리 그랜드 아메리카 투어'를 진행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해체에 이르게 됐다.

2019년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던 에버글로우는 해체는 아니지만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 6월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에버글로우 멤버들과 전속 계약 종료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9년 데뷔한 이들은 '봉봉쇼콜라', '아디오스', '던던', '라디다' 등의 곡을 발표해 멋진 퍼포먼스를 강점으로 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6년여 만에 전속계약 종료로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다만 멤버들은 해체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데뷔 이후 K팝 리스너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고, 신인상 수상이나 음악방송 1위 후보 노미네이트 등의 성과를 낼 만큼 인기를 얻은 팀들이 연이어 해체 혹은 활동 중단 소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K팝 아이돌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되면서 비용은 더 많이 드는 데 비해, 자금 확보는 어려워지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가요 관계자는 "몇몇 팀의 템퍼링 사태가 일어난 뒤 투자사들이 엔터업계에 대한 투자를 많이 철회했고 유통사들 역시 투자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자금줄이 마르다 보니 엔터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팀 제작비가 너무 올랐다, 뮤직비디오부터 의상, 프로모션 등에 다들 엄청난 투자를 한다"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어도 그렇게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뒤처지니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차가 찰수록 제작비는 쌓이는데 수익을 내지 못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팀을 존속시키기가 어렵다"라며 "투자사 입장에서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아이돌들에게 꾸준히 투자하는 건 리스크가 큰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게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갈수록 더 힘들어질 거다, 당분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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