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심판 젠 파월.ⓒ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MLB)에 첫 여성 심판이 등장했다.

ESPN은 10일(한국시간) "젠 파월이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에 나선 최초의 여성 심판이 됐다"고 보도했다.


파월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1루심으로 나섰다.

MLB 정규시즌 경기에서 여성 심판이 배정된 것은 1876년 내셔널리그(NL) 창설 이후 15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ESPN은 "파월이 MLB 역사를 쓴 것은 미국프로농구(NBA) 심판진의 성별 장벽이 허물어진 지 28년, 미국프로풋볼(NFL)이 최초로 여성 심판을 고용한 지 10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며 "월드컵은 3년 전 처음으로 여성 심판을 고용했다. 아직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여성 심판이 나선 적 없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경기장에 나갔을 때 정말 놀라웠다"며 "꽤 많은 사람이 손뼉을 치며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것 같아 정말 강렬하고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장엔 파월의 가족 포함 약 30명의 지인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 속에 데뷔한 파월은 큰 이슈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심판 젠 파월. ⓒ AFP=뉴스1


파월은 "드디어 꿈이 이루어졌다. 나는 아직도 꿈속에 살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준 가족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정말 감사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애틀랜타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그는 정말 잘 해냈다"면서 "그가 무엇이든 잘 알고 있다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고 파월의 공정한 판정에 만족감을 표했다.

학창 시절 소프트볼과 축구 선수로 활약한 파월은 2010년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심판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MLB 심판 트라이아웃 캠프를 수료한 뒤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 배정돼 많은 경기에 심판으로 뛰었다.

2023년 트리플A 챔피언십 경기에 배정된 그는 2024년과 올해 MLB 스프링 트레이닝 경기에서 심판을 봤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 심판 데뷔에 성공했다.

파월은 경기 종료 후 역사적인 데뷔전에서 썼던 모자를 MLB 명예의 전당에 기부했다.

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심판 젠 파월. ⓒ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