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원(21)이 10일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제주의 딸' 고지원(2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고지원은 10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가 된 고지원은 2위 노승희(24·19언더파 269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


이로써 고지원은 2023년 정규투어에 발을 들여놓은 뒤 61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 정규투어에서의 부진으로 시드를 지키지 못하고 드림투어(2부)로 내려갔던 그는 '조건부 시드'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2027시즌까지 정규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또 2살 터울 언니 고지우(23)와 함께 역대 최초 단일 시즌 '자매 우승'이라는 진기록도 썼다.

고지우는 지난 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고, 고지원도 이번 대회를 통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역대 KLPGA투어에서 '자매 우승'은 박희영-박주영이 유일했다. 박희영은 통산 3승, 박주영은 1승을 기록했는데 단일 시즌에는 기록하진 못했다.

고지우(21). (KLPGA 제공)


제주 출신의 고지원은 고향에서 생애 첫 우승과 '자매 우승' 진기록까지 달성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전날 일몰 중단 전까지 16언더파를 기록했던 고지원은, 이날 3라운드 잔여 4개 홀을 모두 파로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2위 노승희와는 2타 차였다.

이어진 4라운드에서 노승희, 윤이나와 챔피언조로 함께 한 고지원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5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았고, 이어진 6번홀(파4)에서 추가 버디를 잡아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후 좀처럼 버디가 나오지 않았지만, 파 행진을 펼이며 타수를 유지했다.

막판 노승희의 추격이 매서웠다. 노승희는 막판 17번홀(파3) 버디로 2타 차까지 접근했고, 18번홀(파5)에선 세 번째 샷을 홀컵에 바짝 붙이며 이글을 기록할 뻔 했다.

그래도 고지원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완벽한 샷으로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