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32). (KLPGA 제공)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박성현(32)이 국내 무대에서 부활 샷을 날리며 반등을 예고했다. 착실히 준비했고, 두려움 없이 임하니 자신감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박성현은 10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5개 잡아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가 된 박성현은 문정민(23), 한아름(21) 등과 함께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쉽게 '톱10' 진입은 실패했다. 박성현은 2023년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무려 2년 10개월 동안 어떤 투어에서도 10위 이내에 든 적이 없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는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박성현은 경기 후 "분명 한 번쯤은 낮은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샷감과 퍼트감 모두 좋았다. 휴식을 취한 지난 한 달간 체력 훈련을 많이 해 4일간 힘든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정말 오랜만에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치면서 재미있고 설레는 한주를 보냈다"면서 "어떤 샷, 퍼트를 해도 두려운 게 하나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과 함께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현(32). (KLPGA 제공)


박성현은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선수다. 타고난 장타를 바탕으로 2016년에만 7승을 쓸어 담는 등 KLPGA투어 무대를 접수했고, 2017년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US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석권했다. 그해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9년 왼쪽 어깨를 다친 뒤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왼 손목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던 박성현은, 국내 무대에서 오랜만에 활약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박성현도 "미국은 코스도 환경도 다르기에 오늘처럼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이 페이스대로만 간다면 미국에서도 분명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박성현을 응원하는 갤러리들. (KLPGA 제공)


분위기를 바꾼 박성현은 곧장 미국으로 향한다. 올해로 LPGA 시드권이 종료되는 박성현은 내년 시즌 미국 무대 잔류를 위해 남은 시즌 분발해야 한다.

박성현은 "포틀랜드 클래식과 캐나다 대회(CPKC 위민스 오픈), FM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아시안스윙에 나가려면 톱10은 물론 우승에 근접한 성적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담은 갖지 않겠다. 하나하나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나 성원을 보내는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성현은 "올해 성적이 안 좋아 죄송했는데, 그래도 이번 주엔 많은 버디와 좋은 퍼트를 보여드려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면서 "팬들이 이번 주만큼은 행복하셨을 것 같고, 나 역시 팬들 덕에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