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엠지 오픈: 언두 디엠지'展 (경기도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경기도가 디엠지 오픈(DMZ OPE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현대미술 전시회 '디엠지 오픈: 언두 디엠지'(DMZ OPEN: UNDO DMZ)를 11월 5일까지 파주 일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총 26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민통선 내 통일촌 마을갤러리, 그리브스, 임진각 평화누리 등 세 곳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전시 제목인 '언두 디엠지'는 양혜규 작가의 2020년 작품 'DMZ 비행'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언두'(Undo)는 보통 '되돌리다'로 번역되지만, '열다' 또는 '풀다'의 의미도 담고 있다. 전쟁과 분단의 상흔이 가득한 DMZ에서, 인간의 접근이 통제되며 야생성과 생명 다양성이 회복되고 있는 역설적인 현실을 조망하고, 예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해보자는 기획 의도를 담았다.


양혜규, '디엠지 비행', 천 위에 염료프린트, 2020/2025,, 360×660cm, 그래픽 지원: 유예나 작가 제공.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의 커미션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제작, 사진 이의록, 경기도 및 작가 제공


전시를 기획한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은 "지난 70여 년간 긴장과 전쟁의 잔재로 존재했던 DMZ가 자연의 힘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도"라며 "예술가들의 상상과 대안적 제안이 DMZ의 미래를 사유하는 새로운 지형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여 작가들은 다양한 매체와 접근 방식으로 DMZ의 생태, 경계, 존재, 기억을 다룬다. 주요 작품으로는 박준식 작가의 자생 식물 액침 표본, 김준 작가의 경계 지역 사운드 채집, 아드리안 괼너 작가의 조류 드로잉, 그리고 실라스 이노우에 작가의 미생물로 이루어진 도시적 생태 구조 작품 등이 있다.


또한 분단과 냉전의 긴장 속 인간 세계를 돌아본 양혜규 작가의 작품, 겨울 철새를 위한 신발과 사운드를 제작한 홍영인 작가의 작품, 동물과 식물을 통해 생명의 관계를 사유하는 원성원 작가의 작품, 전쟁 유적과 별빛을 병치해 시간의 축적을 되돌아보는 김태동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다.

원성원, 황금털을 가진 멧돼지, 2010/2025, 천 위에 염료프린트, 250×420cm(2 패널), 사진 이의록, 경기도 및 작가 제공


오상민 작가는 방탄 섬유와 금속 물질을 재조합해 경계와 생명의 접점을 표현한다.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폐기 군복과 낙하산 등 군수 자원을 재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DMZ의 미래를 사유하는 조형 언어를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1919-1949, 광복을 향한 시간의 기록'도 함께 마련된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부터 30년간의 독립 여정을 조명해 전시에 역사적 깊이를 더한다.

이 밖에도 '통일촌의 아침을 기록하자' 사운드 워크숍, 'DMZ를 걷는 문학' 프로그램, 'DMZ 경계의 정원을 그리다' 컬러링북 만들기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상민, '빛: 자연과 선(線)의 틈에서', 2025. 혼합재료, 360×100cm(4 패널), 사진 이의록, 경기도 및 작가 제공


김대순 경기도 행정부지사는 "DMZ를 예술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며, 분단의 상징을 생태와 회복, 공존의 공간으로 다시 상상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문화예술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DMZ OPEN 페스티벌의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